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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분양가 상한제와 강남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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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선옥 기자
  • 2019.09.0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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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시세가 20억원인데 분양가상한제로 10억원에 분양하는 아파트가 근처에 있다고 해서 10억원으로 떨어지겠습니까? 오히려 분양가 10억원 아파트가 20억원짜리 로또가 되겠지요.”(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원 A씨)
 
지난달 28일 서초구청이 주최한 ‘분양가상한제 토론회’에 550여명이 몰렸다. 50대 이상의 주변 지역 재건축단지 조합원이 대부분이었다.
 
수억 원의 분담금 문제가 걸린 만큼 토론회 열기는 금세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기준을 기존 ‘관리처분계획인가’에서 ‘최초 입주자 모집승인’ 신청 단지로 바꾼 데 대해 불만이 많았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조합원 B씨는 “관리처분인가 이후 조합원이 기부채납한 것만 1000억원이 된다. 법에 따라 세금도 내고 절차를 밟아 관리처분도 끝냈는데 정부가 민간사업에 이같이 개입해도 되느냐”고 따졌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원 C씨는 “기존 법령에 대한 안정성을 믿고 이주와 철거를 완료했는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억대에 이르는 추가 분담금으로 사업이 좌초된다”며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에 대한 소급적용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70대인 그의 목소리는 점잖고 차분했지만 국가가 ‘신뢰’를 저버렸다는 점에 적잖이 실망한 듯했다.
 
분양가상한제 강행이 집값을 잡아 무주택 서민에게 내집 마련의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논리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우선 상한제로 분양가가 싸져도 청약시장에서 웬만한 가점으로는 당첨되기가 쉽지 않다. 최근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204대1을 넘었다. 서울에서 3년 만에 나온 세 자릿수 청약경쟁률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았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만으로도 로또라는 평가가 나오자 청약자들이 몰렸다. 지난 주말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등의 견본주택에 수만 명이 몰려 과열을 예고했다.
 
반포주공1단지 조합원 A씨의 말처럼 구축이 떨어질 가능성도 높지 않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대치팰리스’는 2013년 10월 전용 89㎡가 10억~11억원에 분양됐는데 지금 시세는 30억원에 육박한다. 싸게 분양을 해도 주변 시세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시세 이상으로 오른다는 신축 프리미엄을 증명했다. 결국 분양가상한제는 몇몇 청약당첨자만 웃는 정책이라는 결론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하나 분양가상한제는 ‘공급 부족’이라는 무서운 씨앗을 잉태하고 있다. 사업성이 떨어진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잇따라 좌초되면 서울 신규분양은 몇 년 뒤 아예 사라질 수 있다.
 
부동산시장은 수억, 수십억 원이 오가는 냉정한 ‘자본시장’이다. 이미 공급부족을 확신한 자금들이 시장에 몰리기 시작했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예고했지만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는 이유다. 칼은 칼집에 있을 때가 가장 무섭다고 했다. 섣부르게 칼을 뽑은 정부에 이제 더 내놓을 카드가 남아있을지 우려스럽다.

[우보세]분양가 상한제와 강남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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