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말 안 갔다"…하나투어, 8월 日여행수요 77% 급감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인천국제공항 오사카행 피치항공 체크인 카운터(사진 위)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같은 시간 베트남항공 체크인 카운터는 휴가를 떠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내 최대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 하나투어의 8월 모객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일본여행 보이콧'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일본 여행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80% 가깝게 떨어졌다. 또한 홍콩의 정세불안까지 겹치며 해외여행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모양새다.

2일 하나투어는 8월 해외여행수요가 전년 동월 대비 30.5% 줄어든 20만6000여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4만1000여 명의 고객을 유치했던 지난 7월보다 3만5000명 가량 감소했다. 8월이 전통적인 해외여행 성수기로 꼽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예상대로 국내 여행객들의 최고 인기 여행지인 일본노선의 하락세의 영향이 컸다. 매달 전체 모객 비중에서 20~30%를 차지하던 일본의 지난달 비중은 11%로 쪼그라들었다. 35.2%를 차지했던 지난해 8월보다 무려 23.5%나 감소했다.

지난 7월부터 격화한 일본여행 불매 움직임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7월 초부터 확산한 '일본여행 보이콧' 분위기로 지난달 신규예약이 평년 대비 70%까지 줄어드는 등 본격적인 불매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실제 지난달 하나투어의 일본 여행수요는 전년 대비 76.9% 감소했다.

일본 만큼은 아니지만, 중국 여행수요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달 중국의 여행수요는 전년 대비 11.9% 감소했다. 홍콩행 여행수요가 68% 줄어들며 직격탄을 맞았다. 우리 국민들의 여름철 인기 여행지 중 하나인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해 공항이 마비되는 등 여행안전에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반면 동남아 여행지들은 대체 여행지로 부상하며 반사이익을 누렸다. 일본을 고려했던 여행객 중 일부가 동남아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동남아 지역은 8월 전체 해외여행 수요에서 무려 49.9%를 차지, 전년보다 15.2% 증가하며 여름철 최고 인기 여행지로 이름을 올렸다.

동남아 지역이 약진하긴 했지만, 일본 여행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컸던 탓에 모객 실적 부진을 막지는 못했다. 환율이 급등하는 등 전반적인 해외여행 시장환경이 악화되며 전반적인 해외여행 수요 자체가 하락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한편 유럽과 남태평양 지역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5.7%, 14.8% 여행객이 감소했다. 미주 지역은 하와이의 회복세에 힘입어 2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