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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목(同想異目)]'재벌·조성욱'에 필요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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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우 더벨 편집국장
  • 2019.09.04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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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해 좀 아십니까.” 온 나라가 ‘조 국 블랙홀’로 빠져들고 있지만 요즘 대기업 대관 파트의 최대 관심 인물은 조 국이 아닌 ‘조성욱’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조 국 논란’에 대한 얘기 끝에 조성욱 후보자에 대해 묻는다. 공교롭게도 조 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8시간 셀프 기자간담회에 온통 관심이 쏠린 날, 조성욱 인사청문회도 같이 열렸다. 당연히 국민들의 눈길은 조 국을 향했지만 청문회를 예의주시하는 시선도 예사롭지 않았다.

조성욱에 대해 묻는 사람을 살펴보면 떠보는 게 아니라 진짜로 잘 몰라서, 또는 어설프게 들은 얘기를 확인하려는 느낌이 강하다. “김상조보다 10배는 더 세다던데…(혹시 구체적으로 아는 게 있나요?)”, “언론에서 ‘김상조 시즌2’라고 평하던데…(실제로 그렇게 보시나요?)” 이런 뉘앙스의 질문이 대다수다. 그만큼 신경이 쓰인다는 얘기다. 지명 전후부터 ‘김상조 아바타’ ‘여성 재벌 저격수’ 등 강한 수식어가 따라붙었으니 재벌이나 금융사들 입장에선 당연한 반응일 수도 있다. 그래도 문재인정부 첫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장으로 ‘김상조’란 인물이 지명됐을 때에 비하면 충격과 긴장감은 덜한 편이다.

김 전위원장은 취임 첫해 5대 그룹 경영진과 정책간담회를 하느라 확대 경제관계장관 회의에 지각하면서 “재벌 혼내주고 오느라 늦었다”고 말해 안팎의 우려와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는 당시 ‘재벌 혼내주는 자리’에서 “너무 불안해하지는 마시라. 준법경영과 상생협력을 실천하면 걱정하실 일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굳이 혼내지 않아도 지배구조, 공익재단, 사익편취, 경영권 승계, 하도급거래 등 등장하는 단어 하나하나가 머리끝이 쭈뼛해지는 문제들이었기에 재벌들의 긴장감이 컸다. 그때나 지금이나 “공정위가 칼춤을 추면 기업이 망한다”거나 “공정거래를 하면 다 망할 집단들”이란 극단의 부정적 시선이 여전하다.

말 그대로 ‘공정거래’를 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텐데 왜 이리들 예민해할까. 공정거래에 어긋나는 일을 했거나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보면 칼자루를 쥔 공정위가 공정하지 않았거나 앞으로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심 때문이다. 물론 잘잘못이 명백한 케이스는 논외다. 이 문제에 대한 시선 역시 ‘진영논리’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린다. 하지만 행위와 잣대에 대한 이런 ‘신뢰’의 문제는 재벌이나 정책당국 모두에게 양날의 칼이다. 이런 부담 때문에 당시 대기업 경영자들은 공정위에 “변화에 필요한 시간을 달라”고 했고, 김 전위원장은 국민들에게 “공정위에도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재계와 공정위 수장이 직면한 고민이 묻어나 있다.

조성욱 후보자는 조 국에 쏠린 눈 덕분에 인사 검증을 비교적 수월하게 넘기는 분위기다. 국민들에게 시간을 달라고 했던 김상조 선배 덕분에 기대감 또는 따가운 시선도 덜하다. 다행스럽겠지만 이건 신임 공정위원장에게 약점일 수도 있다. 작금의 어수선한 세태처럼 공정위를 바라보는 시선이 극단을 달리면 어떤 정책을 써도 한쪽에선 비판을 받는다. ‘조성욱호(號)’ 공정위가 정책의 출발점에서 어디에 무게중심을 둘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두려움’이나‘불확실성’만큼은 최소화해야 한다. 물론 ‘김상조 시즌2’라는 세간의 평과 함께 ‘김상조보다 세냐, 안 세냐’로만 계속 관심이 쏠린다면 굳이 시간을 더 달라고 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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