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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기업간 분쟁, 중재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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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경희 기자
  • 2019.09.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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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지난해 9월, 로스앤젤레스 시내 한 호텔에서 KITA(한국상사지사협회) 주최 세미나가 열렸다. 주제는 한미 기업간 분쟁조정, 즉 기업 간 소송의 법칙에 대한 내용이었다.

현지 로펌 소속 변호사들은 기업 간 분쟁에 임하는 한국 기업의 가장 큰 특징으로 '사생결단'을 꼽았다. 한국 기업이 유독 중재를 선택하지 못한다는 거였다.

판결보다 중재가 소송 당사자에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었다. 실제 미국에서 기업 간 소송 내용을 분석한 결과도 그렇다.

강사로 나선 한 변호사는 "중재가 기업에 이익이 되는 것은 물론 해결에 걸리는 시간도 훨씬 짧다"며 "판결까지 가면 통상 내부 갈등을 겪게 되고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소송이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배터리 소송을 보며 1년 전 세미나를 떠올렸다. LG화학의 제소로 시작된 분쟁 불씨는 SK이노베이션의 맞소송으로 활활 타올랐다.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는 자존심 싸움이다.

문제는 송사가 미국 특허기관인 ITC(국제무역위원회)에서 벌어진다는 점이다. 둘 다 인용되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세계 최대 배터리 시장인 미국에서 LG와 SK 배터리에 족쇄가 채워진다. 게다가 SK는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까지 연결되는 복잡한 이슈다.

소송의 빌미를 제공한 SK는 "대화를 시도하고는 있다"는 입장이지만 LG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도 대화 전제로 SK의 사과와 손해배상, 특히 상당한 규모의 배상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래서는 서로 부아만 돋우는 셈이다.

SK와 LG의 소송 책임자들을 데리고 1년 전 세미나 현장으로 돌아가 보고 싶다. "기업 간 송사에는 어느 쪽에도 깔끔한 승리가 없다"는 한 변호사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기자수첩]기업간 분쟁, 중재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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