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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대학입시, 이상(理想)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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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2019.09.05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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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대학입시가 화두다. 언제나 온 국민의 관심사였지만 최근 관심이 더 커졌다. 대학입시에서의 불공정성은 우리 국민들이 가장 참기 어렵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간명하다. 우리 사회에서 좋은 대학간판의 프리미엄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간판을 결정하는 대학입시는 매우 중요하다. 좋은 교육을 받기 위해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아니라 간판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대학 간판은 한번 결정되면 평생 바꾸기 어렵다. 우리 국민들에게 대학입시가 중요한 이유다.

이를 받아들이기 불편한 분들도 있다. 우리 사회가 많이 성숙해져서 대학 간판이 예전처럼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어느 대학을 나왔건 자기만 열심히 하면 기회는 충분히 열려있고 잘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우리가 힘을 합쳐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확실히 예전보다 나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우리 사회가 아직 그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한 듯 보인다. 오늘도 아이들을 위해 학원 정보를 수집하고 입시설명회를 가득 메우는 학부모들이 그 증거다. 그들은 수십 년 간의 사회생활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잘 나가려면, 아니 최소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면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사실을 몸으로 터득했다.

이렇게 대학간판이 중요하니 대학입시는 초미의 관심사다. 과거에는 시험점수로 학생들을 줄 세워 대학에 배정했다. 공정하기는 했지만 학생들의 창의력이나 학업능력 등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었다. 대학서열화, 사교육 과열, 고교교육 황폐화 등의 문제도 제기되었다. 보완책으로 정성평가 방식인 학생부종합전형, 일명 학종이 등장했다. 서울대의 학종 안내책자에 따르면 학종은 “...수치로 계산된 성적만을 반영하지 않고 ... 학업능력뿐만 아니라 학업에 대한 노력, 의지, 열정, 적극성, 도전 정신,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취지는 너무 좋다. 한 번의 시험으로 평가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제도다. 하지만 정성평가라서 평가대상자들이 그 공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내가 왜 떨어졌고 쟤는 왜 붙었는지 알기 어렵다. 준비과정의 기회불평등도 지적된다. 대학입시가 대학이 자기가 가르칠 학생을 뽑는 내부 절차에 그친다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대학입시는 이미 대학의 차원을 넘어서는 사회적 이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하더라도 공정성 확보가 어려우면 우리 사회가 수용하기 어렵다. 정성평가는 공정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공정성 개선을 위해 각종 평가금지 항목들을 만들다보니 제도의 원래 취지가 퇴색되기도 한다.

문제의 근원은 우리 사회에서 명문대 프리미엄이 너무 크다는데 있다. 우리 사회가 역량을 집중해 이를 줄여가야 한다. 하지만 그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때까지는 현실을 인정하고 대학입시에서는 교육의 이상(理想) 실현을 다소 양보하더라도 공정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개선 방식은 객관적 평가의 비중 확대나 정성평가의 공정성 개선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대학입시는 어느 특정 이해집단의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것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반드시 일방적 결정이 아니라 이해 당사자들 간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사진제공=금융연구원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사진제공=금융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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