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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성룡과 홍콩시위대의 폴리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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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성민 기자
  • 2019.09.06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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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5일(현지시간)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송환법의 공식 철회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어차피 홍콩이 반환되어 중국 정부에 귀속되는 거나 다름없으니, 일단 돈을 홍콩으로 가져갈께요.”

화끈한 액션의 대명사격인 어느 배우의 영화 마지막 장면 대사다. 그는 홍콩 경찰(진가구)역의 성룡(청룽)이고 영화는 폴리스 스토리3(1992년 개봉)다. 그리고 27년여 세월이 지나 그는 영화가 아닌 국제뉴스에 등장한다. 14주째 시위를 이어가는 홍콩 시위의 얄미운 훈수꾼으로서 말이다.

성룡은 최근 중국의 관영방송을 통해 “안전과 평화와 질서가 얼마나 중요한 지는 그것을 잃은 뒤에야 비로소 알 수 있다”며 “오성홍기를 볼 때마다 내가 중국인임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홍콩 시위대에 의해 오성홍기가 게양대에서 끌어내려지고 바다로 버려진 것에 대해 격분한 그가 한 말이다.

마약왕을 잡으려는 홍콩 경찰로 성룡이 나오는 폴리스스토리3는 공교롭게도 홍콩 경찰과 중국 특수요원의 합작을 골자로 한다. 폴리스스토리3가 나온 5년 뒤 홍콩은 영화 속 대사처럼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됐다. 20여년 간 홍콩과 중국은 격변했다. 중국뿐 아니라 동양의 진주로 불리던 홍콩은 예전의 홍콩이 아니다. 6월 홍콩대 조사를 보면 1997년 중국 경제(GDP)에서 18%였던 홍콩의 경제력은 작년엔 3%로 줄었다. 반면 1997년 35.9%에 그쳤던 ‘홍콩인’이란 인식은 오히려 52.9%로 올랐다.

영국과 중국이 홍콩 반환 협약때 중국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이 들고 나온 일국양제도 점점 퇴색해가고 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더라도 사회주의를 강요하지 않고, 50년 동안 원래의 자본주의 제도와 생활방식을 유지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지만 홍콩과 중국의 속내는 다르다. 물이 반이나 남았다와 반밖에 안 남았다의 차이처럼.

2014년 9월 행정장관 직선을 내걸고 홍콩 시민이 들고 일어난 것이 이른바 '우산혁명'이다. 이번에는 홍콩 시위로만 불려질 뿐 뚜렷한 이름이 아직은 없다. 홍콩 정부의 범죄자인도법(송환법)안 제출에 맞서 시작한 것이어서 송환법 반대시위 정도로 불리는 정도다. 성룡의 영화 속 말대로 중국으로 귀속된 건 홍콩이지, 홍콩인이 아니라는 항변도 있다. 시위로 인해 공항이 한때 마비됐고 홍콩 인구 740만명 중 30% 안팎의 시민인 200만명 이상이 시위대열에 동참했다.

시위대의 일원으로 머니투데이 기자들과 접촉한 이들(조슈아 웡, 조이 시우)은 “홍콩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기에 싸우러 나섰다”며 “홍콩 시민은 민주주의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위대와 홍콩경찰, 중국 본토의 지도부는 냉정해 보이지만 또 쉽게 흥분한다. 시위대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는 경찰관이 홍콩 시민에 총을 겨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찍혔고 경찰의 사격(콩주머니탄)에 실명한 이도 나왔다. 오성홍기가 때로는 찢겨졌고 성조기와 영국 국기도 등장했다.

4일 시위와 홍콩의 미래가 또다른 변곡점을 맞았다. 송환법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캐리 람 행정장관이 직접 밝힌 것이다. 찢겨진 오성홍기는 중국 지도부를 자극하고 홍콩인을 겨누는 경찰의 총은 시위대의 피를 솟구치게 한다.

홍콩이 중국이 반환된 1997년 6월30일에는 비가 내렸다. 당시 외교부장인 첸치천은 그 비를 “하늘 아래 모든 중국인이 치욕을 씻어주는 비라고 느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넉달 앞서 세상을 떠난 덩샤오핑도 동의할 것이라는 부연(에즈라 보겔의 ‘덩샤오핑 평전’)도 있다. 홍콩에서 중국의 인민해방군 투입 등 또다른 무력이 행해지면 그날은 세계인의 눈물의 날로 기억될 것이다. 폭력적인 진압으로 상징되며 중국에서 금기어가 된 1989년 텐안먼(천안문) 사태의 비극도 있다. 시위대가 또다시 모일 송환법 철회 뒤 첫 주말이 다가온다.

배성민 문화부장 겸 국제부장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성민 문화부장 겸 국제부장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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