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닛산 스캔들…곤 내쫓은 日사장도 비리

사이카와 히로히토 닛산 사장/사진=로이터.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을 축출한 사이카와 히로히토 닛산 사장이 보수를 부정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복수의 임원진들 역시 비리에 연루되면서 닛산 경영진의 부패 스캔들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5일 일본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최근 사이카와 사장 등 일부 경영진은 사내 규정을 위반해 부당하게 수천만엔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악용한 혐의를 받는 사내 규정은 '주가연동형 인센티브 수령권'(SAR)이다. 닛산은 2003년부터 이 제도를 통해 일정 기간 내 자사 주가가 미리 정한 가격을 상회할 경우 그 차액을 인센티브로 경영진에 제공해왔다.

복수의 닛산 관계자에 따르면, 사이카와 사장은 2013년 5월 SAR권리 행사일이 확정됐지만 이를 일주일 늦춰 4700만엔(5억2800만원)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닛산 주가가 상승하자 의도적으로 이를 늦췄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의혹은 곤 전 회장의 측근이었던 그렉 켈리 닛산 전 대표이사의 증언을 통해 지난 6월 처음 드러났다. 닛산은 즉각 내부조사를 실시했으며 전날인 4일 열린 사내 감사위원회에서 혐의를 확인했다. 닛산 측은 곧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이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고할 전망이다.


아사히는 이에 대해 "사이카와 사장은 곤 전 회장을 오랜 기간 보좌했지만 그의 비리를 막지 못했다"면서 "자신의 비리마저 인정된다면 그가 닛산의 톱으로 남아있는 것에 대한 의문이 거세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임원진의 부정이 인정된다면 닛산 기업에 대한 비판도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곤 전 회장을 부패 혐의로 고발해 축출한 현 임원진 스스로가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다면 닛산 기업 문화와 경영진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앞서 곤 전 회장은 자신의 보수를 축소·허위 기재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일본 검찰에 의해 체포됐다. 막대한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일본 검찰이 새 혐의를 적용해 다시 체포에 나선 뒤 아직까지 구금된 상태다. 이에 당시 사이카와 사장을 비롯한 일본인 임원진이 르노-닛산의 합병을 추진한 곤 전 회장을 고발했으며, 그 과정에서 자국 기업을 지키려는 일본 정부 및 검찰의 지원을 받았다는 '쿠데타' 의혹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사이카와 사장은 4700만엔을 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이를 의도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나를 포함한 임원들은 (SAR를) 켈리 전 대표이사 등 사무국에 일임했다"면서 "날짜를 의도적으로 늦추라고 지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사회를 거쳐) 합당한 급액을 회사에 반납하겠다"면서 "(SAR문제는) 곤 전 회장이 구축한 제도로 구조 자체를 재검토해야한다"면서 화살을 곤 전 회장에게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