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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현대자동차 노사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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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용진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
  • 2019.09.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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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진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
급격한 시장환경의 변화 속에서 지속가능한 노사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강화 등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대외 의존성이 강한 우리나라 경제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얼마 전 중국 진출 기업의 노사관계를 연구하기 위해서 중국을 방문했는데, 중국 기업 경쟁력이 우리 기업 턱 밑까지 치고 올라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전자, 자동차, 기계, 조선, 철강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 대부분이 중국 기업과의 경쟁 범위 안에 있거나 조만간 그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핵심 기술력이 탄탄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기업과 제품이 겹치게 되면서 중국의 빠른 발전이 우리나라 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 기업이 신기술을 빠르게 흡수해 제품 품질을 높이고, 저임금 기반과 국가적 지원 속에 가격을 후려치면서 물량공세로 나가게 되면 우리 기업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저임금 국가 기업과 경쟁해야 되는 시장 상황은 기업의 지속적 발전으로부터 자양분을 얻고 있는 노사관계의 미래에도 우울한 전망을 주고 있다. 기업 경쟁력 약화는 지불능력의 약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저임금 국가와의 경쟁을 위한 공장 해외이전 및 기계화 확대로 구조조정이나 임금억제 압력 등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근본적 경쟁력 위기 속에서 재발되는 노사갈등은 노사 공멸을 낳을 것이라는 점에서 노사관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 되돌아보면, 대부분 선진국에서 현재의 안정적인 노사관계로의 대전환이 이뤄진 시점은 저임금 기반 후발 국가와의 경쟁에 돌입하게 되는 시점과 대체로 일치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노사관계에 어떤 전환이 필요할까? 그 단초를 이번 현대자동차 임금협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년의 현대자동차 노사관계 관행을 감안하면 8년만의 무분규 합의와 그에 대한 조합원 인준 과정은 상당히 파격적이고 고무적이다.

더욱 의미있는 것은 '상생협력을 통한 자동차산업 발전 노사공동선언문'이다. 이 선언문에는 사내하도급 근로자 조기 정규직화, 급속한 기술혁신 시대에 생산성과 품질 제고를 위한 노사 공감대 형성, 협력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상생협력 방안 등이 담겼다. 우리나라 노사관계와 노동시장의 한계로 지적된 문제가 많이 포함됐다.

이 선언문이 가지고 있는 다른 의미는 기업이 위기에 돌입하는 국면에 노사 상생 방안에 관한 합의를 도출했다는 점이다. 과거에 이런 선언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손 써볼 수 없이 기업이 망가진 다음에야 나왔다.

이 선언문이 단지 선언으로 끝날지라도 여전히 중요한 일보 전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노사관계에서 핵심적 위상을 가지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사가 선언문을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이 선언문이 지속가능한 노사관계 체계 정립을 위한 논의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나아가 우리나라 노사관계 미래를 밝혀줄 등대가 될 수 있도록 실행에 옮겨져 실질적인 성과까지 낳을 수 있다면, 노사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오랫동안 노사관계를 연구해오면서 우리가 위기에 매우 강한 민족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위기를 똘똘 뭉쳐 극복해본 경험과 유전자(DNA)를 가지고 있고, 과거의 실수와 오류로부터 학습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 경험했던 어려움을 상기하면서 노사가 무역분쟁과 향후 있을 저임금국가 기업과의 경쟁 등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에 슬기롭게 넘어설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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