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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은행, 대출의 시대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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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휘 기자
  • 2019.09.06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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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은행이 벌어들인 이자수익은 40조3000억원이었다. 신기록이다. 2015년 31조8000억원, 2016년, 34조원, 2017년 37조3000억원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더니 드디어 40조원을 넘어 선 것. 올해도 반년만에 20조6000억원의 이자수익을 거뒀다. ‘손쉬운 이자장사’라는 세간의 비판이 유효한 이유다.

그러나 각 은행 경영진들은 “대출로 돈 벌던 시대는 끝났다”고 입을 모은다. ‘부잣집 앓는 소리 정도겠거니’ 라고 하기엔 상황이 심각하긴 하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점점 더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지 않고 빌린다 해도 이자를 조금 내서다.

기업이 은행에 손을 벌리지 않은 것은 오래 된 일이다. 우량 기업들은 대출보다는 회사채와 기업어음 등 시장성 자금으로 조달의 무게중심을 옮겼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8월말 76조1200억원으로 1년새 3.2%(2조3700억원) 감소했다.

개인대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빌려준 대출의 잔액은 늘어나지만 초저금리 흐름 탓에 벌어들이는 이자는 쥐꼬리다. 시중은행들의 NIM(순이자마진)은 올 들어 어느 한 곳 빠짐없이 내림세다.

반면 저축은 늘어만 간다. 8월 말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40조3800억원이다. 1년 전보다 73조3800억원(12.7%) 늘었다. 은행은 돈이 남아도는데 빌려줄 곳은 줄어드니 골치다. 그래서 은행이 비이자이익에 열을 올리게 된 것은 필연이다.

저금리 시대가 도래한 만큼 “깔아 둔 대출로 먹고 수익을 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은행원들의 인식이다. 비이자이익의 핵심은 수수료다. 고객들이 기꺼이 낼 수 있을 만큼의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기자수첩]은행, 대출의 시대 '이후'

하지만 갈 길은 멀다. ‘DLS(파생결합증권) 사태’는 이자이익의 한계, 비이자이익의 확대에 매달려 온 은행의 현실을 드러냈다. 투자자들의 잘잘못은 따져봐야겠지만 ‘때로는 실패하더라도 은행은 고객의 자산을 불려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믿음이 깨졌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최근 “고객이 납득할 만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면 금융사로서 존재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저무는 대출의 시대, 은행이 새겨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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