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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전 사고는 '근로자'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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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윤영 기자
  • 2019.09.0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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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우선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와 구조가 원인

"비용 증가를 감수하더라도 안전을 우선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조성되지 않은 점이 고려돼야 한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와 관련, 지난달 진행된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안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량을 정하는 사유 중 하나로 꼽았다.

3년 전 구의역에서 정비용역업체 소속 비정규직 김모군(당시 19세)는 2인 1조로 작업해야 한다는 안전 수칙을 '어기고' 홀로 작업하다 숨졌다. 김군이 속한 용역업체는 경제적 사정을 이유로 사람을 더 충원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담당인 서울메트로는 안전수칙을 정비했다며, 이를 지키지 않은 책임을 다시 용역업체에 돌렸다.

재판부는 이들의 항변을 일부 인정했다. 용역업체가 안전수칙이 있는데도 무시한 데에는 '안전을 우선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 사이 각종 공사 현장에서 제2의 김군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개인의 부주의 탓' 아니냐는 과실론이 나온다. "근로자들이 귀찮아서 스스로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안전을 지키는 데에는 시간, 곧 비용이 든다. 하지만 하청의 재하청을 받아 일하는 일용직 근로자에게 안전을 위한 시간은 부족하다. 한정된 시간 안에 주어진 일을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난간에 안전고리를 매는 대신, 안전시설을 더 튼튼하게 정비하는 대신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쪽을 택해야 한다. "안전장비를 갖추고, 수칙까지 다 지키는 사람을 누가 쓰겠느냐"고 근로자들은 푸념한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고 김용균씨 사고를 조사한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는 진상조사 결과 발표에서 '사회구조'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모든 의무를 노동자에게 밀어 붙인 원하청 구조와,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정부의 방침이 김용균씨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말했다.

근로자의 죽음은 몇몇 용역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법과 제도가 부족해서도 아니다. '비용보다 안전이 우선'이라는 사회적 공감대 없이는 근로자의 죽음을 막기 어렵다.

[기자수첩] 안전 사고는 '근로자'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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