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공지능=삼성" 새 공식 세운다…11월초 AI포럼 서울 개최

삼성전자 (76,900원 ▼2,700 -3.39%)가 인공지능(AI) 초격차 시동을 위해 11월 초 '삼성 AI포럼'을 연다.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이재용 부회장 거취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 위축 우려 등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하드웨어 중심의 기존 성장공식을 소프트웨어 분야로 이식하는 차세대 먹거리 전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1월4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에서 '삼성 AI포럼 2019'을 열기로 하고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삼성 AI포럼은 삼성전자가 AI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을 초청해 최신 연구동향을 공유하고 응용 방향을 모색하는 행사다. 업계와 학계에서 AI 관련 전문가가 대거 참석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AI포럼 1일차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주관으로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2일차는 삼성리서치 주관으로 삼성전자 서울R&D(연구개발)캠퍼스에서 진행된다.

올해 포럼에도 세계적인 석학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린 포럼에는 인공지능 분야 4대 석학으로 꼽히는 얀 르쿤 미국 뉴욕대 교수와 요수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가 발표자로 참석했다. 뇌 신경공학 권위자인 삼성전자 최고연구과학자 세바스찬 승 부사장(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과 조엘 피노 맥길대 교수, 애런 쿠르빌 몬트리올대 교수도 연단에 섰다.

삼성전자는 삼성 AI포럼을 인공지능 분야의 대표 포럼으로 키울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 역시 인공지능 시장의 핵심 허브업체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하드웨어 강자로 군림해온 삼성전자가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변혁의 시기를 맞아 소프트웨어 파워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반도체=삼성'을 각인시킨 것처럼 세계적인 수준의 대규모 행사를 통해 '인공지능=삼성'의 공식을 다시 한 번 새기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구글, 아마존 등 이 분야에서 앞서나간 업체들과의 차별화 지점은 강점인 하드웨어에 기반한 플랫폼 전술이다. 연간 5억대씩 팔리는 삼성전자 제품을 활용해 자체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과 삼성리서치를 이끄는 김현석 사장은 내년까지 삼성전자가 만드는 모든 IoT(사물인터넷) 가전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미국 뉴욕 등 5개국에서 7개의 AI 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2020년까지 1000명 이상(국내 약 600명, 해외 약 40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업체 '비브랩스'(2016년 11월), 국내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스타트업 '플런티(2017년 11월), 영국 인공지능 식품기술 스타트업 '푸디언트'(2019년 3월) 등 인공지능 분야 스타트업 M&A(인수합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초 석방된 뒤 해외출장을 이어가면서 지속적으로 강조한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며 "AI포럼을 통해 구글과 아마존이 선점한 기술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잡을 수 있는 결정적인 한 수를 모색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18'에서 미국 뉴욕대학교 얀 르쿤 교수가 '자기 지도 학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