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카드상품, 내년부터 사전심사 없이 출시된다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내년부터 신규 신용카드 상품은 금융당국의 사전 심사 없이 출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는 신규 상품을 내놓으려면 금융당국의 승인이 필수라 심사기간에 따라 제때 상품을 출시 못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 및 카드업계는 지난해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개정에 따른 약관심사 사후보고제에 대한 시행령상 기준 마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여전법 개정안은 기존 사전신고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대신 금융소비자의 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될 경우만 예외적으로 사전신고를 유지토록 했다. 포지티브 방식의 기존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셈이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우선 신규로 출시하는 카드 상품의 경우 사후보고를 적용하기로 대략적인 가닥을 잡았다. 신규 상품의 약관심사는 일반적으로 손익 분석 타당성에 초점이 맞춰지는 만큼 소비자 권익에 악영향을 미칠 여지가 적다고 판단해서다.

현재까지는 신규 상품이 출시 때마다 일일이 금융감독원의 심사, 승인을 거쳐야 된다. 한정된 인력으로 모든 신상품을 들여다 봐야 되는 만큼, 카드사로서는 심사 지연으로 경영계획상 예정된 시기에 상품 출시일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해왔다. 지난 6일 열린 윤석헌 금감원 원장과 카드사 CEO 간담회에서도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약관심사의 유연성을 높여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신규 상품이라도 하더라도 이전까지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가 포함될 경우에는 사전신고 체제를 유지하는 쪽을 검토하고 있다. 단순 약관심사 뿐만 아니라 해당 서비스가 카드사용자 전반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할 필요성에서다. 앞서 신한·비씨·롯데카드가 개발한 QR결제 서비스의 경우에도 금융감독원은 모든 신용카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호환성을 높이라며 승인을 늦춘 바 있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이와 함께 부가서비스 변경 등 사전신고제에 포함시켜야 할 구체적인 범위를 협의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개정안 관련 조항에 명시된 '중대한 영향'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는지가 관건"이라며 "여신금융협회에서 법무법인측과 함께 관련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업 뿐만 아니라 다른 업권과도 관련성이 있어 포괄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개정법 시행이 내년 1월 1일 인만큼 사전예고 기간을 고려하면 10월 중으로 시행령이 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