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MT리포트]"결국 제 살 깎아먹기…" LG vs SK 배터리 전쟁

머니투데이
  • 우경희 기자
  • 황시영 기자
  • 안정준 기자
  • 최석환 기자
  • VIEW 9,432
  • 2019.09.10 06:3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배터리 전쟁](종합)

[편집자주] LG,SK의 배터리(2차전지)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인력유출 문제로 시작된 갈등이 특허분쟁으로 번졌다. 정부 중재도 통하지 않고 있다. 중국과 일본, EU(유럽연합) 등 경쟁국은 무섭게 치고 나가고 있다. 반도체 이후 한국 경제를 먹여살릴 성장 동력으로 손꼽혔던 배터리 산업이 내부갈등으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사 분쟁 전망을 짚어본다.


이번엔 특허vs특허…LG화학, 美에 SK 특허소송 검토


[배터리 전쟁]①

이번엔 다시 LG화학이다. 미국에서 배터리 특허 맞소송을 준비 중이다. 기존 영업비밀 침해를 넘어 SK이노베이션과 소송전이 특허 대 특허 대결 국면으로 넘어간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대립이 계속된다.

[MT리포트]"결국 제 살 깎아먹기…" LG vs SK 배터리 전쟁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한 특허침해 제소 검토에 착수했다. SK이노베이션의 특허 맞소송에 대한 후속조치다.

LG화학은 지난 4월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에 SK이노베이션을 제소했다. SK이노베이션이 인력 빼가기 등을 통해 영업비밀을 유출, 손해를 끼쳤다는 내용이다. 고심하던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9일 특허침해 소송으로 맞불을 놨다. LG화학과 LG화학 미국법인, LG전자 등이 자사 배터리 특허를 침해했다며 LG화학과 LG전자를 묶어 ITC에 제소했다.

여기에 다시 LG화학이 특허침해 소송을 검토하면서 소송전 국면이 또 한번 달라질 전망이다. 영업비밀 침해 수준이 아닌 특허침해 소송으로 양사가 맞붙게 됐기 때문이다. 특허 대 특허의 격돌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특허 맞소송은 이제 막 SK이노베이션의 소장이 우리 쪽으로 접수된 상태인 만큼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단계”라며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 검토가 계속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의 특허침해 맞소송은 양사가 검토해 온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다. LG화학은 지난달 SK이노베이션의 맞소송 이후 입장문을 내 소송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허침해 맞소송은 LG화학 입장에서 더 유효한 카드로 보인다.

LG화학은 앞서 소송 관련 자료를 통해 LG화학이 보유한 배터리 관련 특허가 SK이노베이션 보유 특허의 14배(3월31일 기준)라고 밝혔다. 양사는 모두 차세대 주력인 파우치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성장계획을 짜고 있다. 개발 시점 면에서 LG화학이 앞서고 SK이노베이션이 뒤따르는 구조다.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특허를 모두 피하기는 어려웠을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LG화학의 특허 침해 맞소송은 이르면 이달 중 이뤄질 전망이다. 추석 연휴 이후 양사 간 CEO(최고경영자) 접촉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점이 변수다. 뒤늦게 중재에 나선 정부의 강한 압박도 영향을 줄 수 있다.

[MT리포트]"결국 제 살 깎아먹기…" LG vs SK 배터리 전쟁
하지만 강대 강 대치가 계속될 경우 특허 맞소송 가능성이 높다. LG화학은 대화 개시 조건으로 SK이노베이션에 피해보상과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소송을 끝까지 끌고 간다는 것이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조건이라는 입장이다. LG화학은 승소를 자신하고 있지만 만약 SK이노베이션이 이길 경우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SK의 기술력을 입증해주는 모양새가 된다.

이와 별도로 소송이 최종판결까지 갈 경우 미국을 넘어 중국과 EU(유럽연합) 등에서 양사 소송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급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끼리 송사를 벌이다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미 폭스바겐 등 대형 고객사들이 국내 기업이 아닌 다른 공급처와 계약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조재필 울산과기원 교수는 “소송비용에 들일 돈이 있으면 LG화학은 안전성을 높이는데, SK이노베이션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데 써야 한다”며 “자국 기업 간 갈등은 결국 제 살 깎아먹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정부 중재도 안 먹히는 '포스트반도체' 전쟁, 韓-韓 격돌


[배터리 전쟁]②LG화학-SK이노베이션 배터리 소송에 소송으로 점입가경…신흥 양강 법정 대리전

[MT리포트]"결국 제 살 깎아먹기…" LG vs SK 배터리 전쟁

LG화학의 SK이노베이션에 대한 미국 특허소송 추진은 '포스트 반도체' 시대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LG와 SK 양사 대격돌의 전초전이다. 기술적 우위를 글로벌 시장에서 확립하고 가겠다는 LG화학의 자존심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신흥 강자 SK이노베이션의 자신감이 부딪혔다.

◇LG-SK, 자존심 대결 소송전으로 비화=소송에 맞소송으로 번지고 있는 양사 갈등의 발단은 SK이노베이션의 인력 빼가기다. 상대적으로 처우가 좋은 SK이노베이션으로 LG화학 배터리 연구인력 상당수가 옮겼다. 양사는 인력유출로 2017년에 이미 전직금지 등 한 차례 송사를 벌였고, 이때는 중재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극한으로 치닫는 양사 격돌을 70여 명의 인력 유출만으로 설명하긴 어렵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수주전이 법정 싸움으로까지 비화됐다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폭스바겐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도 일본 파나소닉에서 배터리를 전량 공급받던 데서 벗어나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독보적 기술을 지닌 국내 배터리 3사에는 호재다.

이 물량을 놓고 벌어지는 수주전에서 양사 갈등이 시작됐다. LG화학이 완성차 업체들과 JV(조인트벤처) 설립을 거부한 것과 달리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적극적인 JV 수용을 무기로 수주를 늘렸다.

LG화학은 기술유출 가능성을 제기하며 SK이노베이션에 견제구를 던졌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아랑곳없이 JV를 밀고 나갔다. 결국 LG화학도 내부원칙을 바꿔 지난 6월 중국 지리자동차와 JV 설립을 발표했다. LG화학으로서는 재차 감정이 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요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급성장에 따라 미끄러진 LG그룹의 재계 순위, 그룹 리더십 교체에 따른 구광모 신임 회장의 내실 다지기 분위기 등이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있다.

◇정부 중재도 무산…배터리 세계 1위 골든타임 놓칠라=양사의 자존심 싸움이 끝없이 이어지자 정부도 나섰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정승일 차관이 그룹 고위층과 접촉했고 청와대에서도 핵심 인사가 움직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양사의 강경한 입장만 재확인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손해배상 논의가 이뤄져야만 만남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무조건적인 사과요청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양사 격돌을 보는 관련 업계의 시각도 나뉜다. 국익을 위해 빠른 해결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기업의 일은 기업에 맡겨야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는 공통적이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명실상부 포스트 반도체 산업이다. 전기차는 범용성 측면에서 이미 확고한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확대될수록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 전기차의 핵심 중 핵심이 바로 배터리다.

양적으로는 세계 시장을 중국과 일본이 양분하고 있지만 기술 면에서는 다르다. LG화학이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이 뒤를 따른다. 대량 수주를 바탕으로 이미 건설 중인 공장만 감안해도 조만간 3사가 모두 세계 5위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소송이 인용돼 양사의 미국 시장 판로가 막힌다면 이후 시장은 안갯속에 빠진다. 게다가 소송전이 미국을 넘어 유럽과 중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저마다 세계 1위를 자신하고 있는 한국 배터리 3사의 청사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우경희 기자



국경 뛰어넘는 배터리 '기가팩토리' 합종연횡


[배터리 전쟁]③세계시장 2025년 180조원으로 폭풍성장…SK-LG 소송전 반사이익 유럽, 중국, 일본이 가져가

폭스바겐의 3세대 전기차 'ID.3'/사진=폭스바겐 홈페이지
폭스바겐의 3세대 전기차 'ID.3'/사진=폭스바겐 홈페이지
2차전지 배터리가 오는 2025년 시장 규모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설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등에 따르면, 2017년 330억달러(약 37조원)였던 세계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5년 1600억달러(약 182조원)로 불어난다. 2025년 1490억달러(약 169조원)로 전망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뛰어넘게 된다.

전기차 출하량은 2018년 470만대(점유율 5%)에서 2025년 2210만대(점유율 21%)로 급증하고, 2030년에는 3700만대(점유율 31%)에 달할 전망이다.

2021~2022년 전기차 시장 개막에 대비해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는 국경을 뛰어넘는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다. 기존의 수직적 하청 관계를 뛰어넘은 합작사(JV) 설립은 미국 테슬라-일본 파나소닉, 일본 토요타-중국 CATL, 중국 지리자동차-LG화학 등 세계적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비해 배터리가 대규모로 필요하고, 배터리 업체는 배터리 공장 신·증설에 따르는 투자금을 완성차와 공동으로 내면서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의 안정적 공급을 확보하고, 배터리 업체는 각형-파우치형-원통형 등 서로 생산방식이 다른 가운데 배터리 표준 선점을 노리는 전략적 선택인 셈이다.

◇급성장하는 배터리 시장…SK-LG 싸우다 승기 놓친다=배터리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SK와 LG는 지난 6일 충격적인 발표를 접했다.

세계 최대 완성차업체이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큰 손' 폭스바겐이 스웨덴 노쓰볼트와 JV 설립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폭스바겐은 노스볼트에 9억유로(약 1조1800억원)를 투자해 지분 20%, 이사회 자리 1석을 갖게 된다.

폭스바겐-노쓰볼트 JV는 내년부터 독일 잘츠기터에 공장 건설을 시작, 2023년- 2024년 사이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연간 생산능력은 16기가와트시(GWh). 게다가 이 JV는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전해질을 고체로 만들어 안전성이 월등할 것으로 기대되는 '꿈의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도 연구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과의 JV 설립 논의 시작점이 노쓰볼트보다 빨랐지만 아직 '논의' 단계다.

SK-LG 소송으로 인한 반사이익은 유럽은 물론 일본과 중국 배터리업체로도 가고 있다. 배터리시장은 미국과 중국, EU 등 3대 초대형 시장을 놓고 한중일 3국이 경쟁하는 구조다. 물량에선 중국과 일본이 앞서지만 한국이 차세대 기술력을 바탕으로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 삼성SDI와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SK와 LG가 주춤하면 그 빈자리는 그대로 중국과 일본의 몫이 되는 셈이다.

노쓰볼트 등 유럽 배터리 업체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현재 4%에 그칠 정도로 점유율이 낮지만 앞으로 폭스바겐, BMW 등 유럽 완성차 메이커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경우 급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독일 폭스바겐과 스웨덴 노쓰볼트가 6일(현지시간) 유럽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9억유로를 투자해 이르면 2023년말부터 연 16GWh(기가와트시) 용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독일 잘츠기터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사진=폭스바겐 홈페이지
독일 폭스바겐과 스웨덴 노쓰볼트가 6일(현지시간) 유럽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9억유로를 투자해 이르면 2023년말부터 연 16GWh(기가와트시) 용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독일 잘츠기터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사진=폭스바겐 홈페이지

◇韓·中·日 의존 탈피하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는 소수의 '아시아 배터리 제조업체'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허버트 디스 폭스바겐 CEO, 2018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디스 CEO의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폭스바겐을 비롯해 BMW, 벤츠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 수급에서 '아시아(한국-중국-일본) 의존도'를 계속 낮추고 있다. 벤츠는 자사 최초의 배터리 공장을 폴란드에 짓고 있다. 폴란드와 독일은 인접해있어 폴란드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독일 벤츠 공장으로 바로 수송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독일 정부는 '범유럽 배터리셀 생산 컨소시엄' 출범을 예고했다. 독일 경제부는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을 비롯한 유럽내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10억유로(약 1조3100억원)의 보조금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피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부 장관은 "독일과 유럽은 경쟁력있고, 혁신적이며,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배터리셀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이같은 계획은 독일 등 유럽 완성차업체 경쟁력을 높이고, 유럽 배터리 업체들의 능력을 아시아 배터리업체인 CATL·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황시영 기자



IT가 주도한 '세기의 소송', 배터리가 이어받나


[배터리 전쟁]④막대한 소송비, 합의금, 이미지 실추의 역설…美서 강대 강 맞붙는 SK이노-LG화학

[MT리포트]"결국 제 살 깎아먹기…" LG vs SK 배터리 전쟁

기업 간 특허소송의 역사는 깊다. 영국이 1624년 최초의 특허법을 만들었고 미국은 1776년 특허법을 제정했다. 이후 400년 가까운 시간 기업 간 '지식재산 전쟁'이 진행된 가운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구글 등 특허 소송만으로도 막대한 부를 쌓는 '특허 괴물'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세기의 특허소송'으로 부를만한 다툼은 산업기술의 끝단에 위치한 IT(정보기술) 업종에서 빈발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대표적 소송은 삼성과 애플 간 소송이다.

양사 분쟁은 애플이 2011년 삼성전자가 자사의 둥근 모서리 디자인을 비롯한 표준특허 2건, 상용특허 3건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IT 거인의 충돌이었다. 소송의 무대는 미국이었고 이후 항소심, 상고, 파기환송심을 거쳐 장기 소송으로 비화했다.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지법 배심원단이 2018년 5월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5억3900만달러(약 6400억원)을 배상액으로 지불해야 한다고 평결한 다음 달, 양사는 분쟁을 덮기로 극적 합의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지불할 합의 금액은 비밀에 부쳐졌다. 양사 소송은 '7년 소송'으로 불린다.

규모 면에서 '세기의 특허소송'은 애플과 퀄컴 간 분쟁이다. 2017년 시작된 소송 규모는 약 300억달러(약 36조원). 애플은 퀄컴이 칩값 외에 특허사용료까지 이중으로 청구한다며 270억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퀄컴은 애플이 특허사용 계약을 위반했다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세계 각국에서 동시다발적 소송이 진행됐는데, 역시 주 무대는 미국이었다.

애플은 지난 4월 합의금 지급 및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조건으로 퀄컴과 전격 합의했다. 애플은 퀄컴에 약 47억달러(5조6000억원)를 합의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진행 중인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소송전은 근래 벌어진 '세기의 소송전'과 비교하면 특이한 사례다. 우선 IT에 이어 세계 산업을 주도할 전기차 배터리 업종을 이끄는 한국 기업간 다툼이다. 그리고 그 다툼이 '소송의 나라' 미국에서 진행된다.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 및 연방법원이 적용하는 '증거개시(Discovery) 절차'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때문에 미국에서 맞붙는 것으로 보인다.

증거개시절차는 상대방이 가진 사건 관련 자료를 모두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절차이며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가해자가 의도적 목적으로 불법행위를 행한 경우 피해자가 실제 손해에 더해 형벌적인 요소로서의 금액을 추가적으로 받는 제도다. 상대에게 줄 수 있는 타격이 상당하다. 미국에서의 소송으로 양사 모두 '강대 강' 대결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하지만 그동안 미국에서 벌어진 소송 상당수가 막대한 소송비를 감당한 끝에 양측 합의로 끝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사 모두에게 소모적일 수 있다. 게다가 증거개시 절차를 밟을 경우 한국이 선도하는 배터리 기술력의 해외 유출 가능성까지 있다. 최근 우리 정부가 양사 중재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과거 양사는 정부 중재로 화해한 적도 있다. 2011년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분리막 코팅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냈는데,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합의했다. 2012년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맞소송전도 비슷한 사례다. 당시 양사는 핵심 기술 및 인력 유출을 쟁점으로 부딪쳤는데, 국익을 고려한 정부가 중재에 나섰고 결국 화해했다.

다만, 두 건 모두 국내에서 벌어진 소송전이었다. 지금처럼 미국에서 상대에 대한 '최대한의 타격'을 염두에 둔 다툼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양사 모두 전면전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며 "자칫 배터리 영역에서 최초로 벌어진 세기의 소송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배터리·가전…'인화'의 LG, 전방위 공세 왜?


[배터리 전쟁]⑤SK·삼성과 기술 자존심 대결…"명분보단 실익 중요, 실적 부진 절박함도 맞물려"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업계 최고라는 자존심에 상처를 크게 입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밀리면 미래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절박함도 깔려있구요."

최근 SK (241,000원 상승2000 -0.8%)그룹 핵심계열사 SK이노베이션 (163,000원 상승500 0.3%)과 배터리 사업을 두고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LG화학 (295,500원 상승8500 -2.8%) 행보에 대해 LG 안팎에서 나오는 말이다. 과거 '인화(人和)'를 강조해온 기업문화가 '실리'를 중시하는 쪽으로 선회하면서 그룹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번에 총을 먼저 뺀 것도 LG화학이다.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이 인력 빼가기를 통해 훔친 기술로 영업비밀을 침해하고, 배터리 시장 글로벌 점유율을 급격하게 늘렸다며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와 지방법원에 제소했다.

2017년부터 2년간 배터리 연구·생산 등 전 분야에서 76명의 핵심인력을 빼갔고, 이들이 이직 전 회사 시스템에서 개인당 400여 건에서 1900여 건의 핵심기술 관련 문서를 다운로드한 것을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한마디로 "심각한 위법행위"라고 규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SK (241,000원 상승2000 -0.8%)이노베이션이 맞소송으로 맞서자 LG화학은 특허 소송을 추가로 제기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LG 관계자는 "핵심기술과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제기한 정당한 소송을 '국익훼손'이라고 비난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국익훼손 프레임으로 이번 일을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해외 경쟁사들이 악용해 영업비밀 유출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5일(현지시간) LG전자 부스에서 LG 나노셀 8K TV와 삼성전자 QLED 8K TV 화질 선명도(CM)가 시연되고 있다./사진=박소연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5일(현지시간) LG전자 부스에서 LG 나노셀 8K TV와 삼성전자 QLED 8K TV 화질 선명도(CM)가 시연되고 있다./사진=박소연 기자
LG그룹의 공세는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 현장에서도 이어졌다. LG전자 (68,800원 보합0 0.0%)삼성전자 (49,900원 상승600 -1.2%)의 QLED(백라이트에 양자점 소재의 컬러필터를 입힌 TV 상표명) 8K TV가 화질 선명도(CM)에서 국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화질 전쟁의 불을 당겼다.

특히 자사 나노셀 8K TV와 삼성전자 QLED 8K TV를 비교 시연하면서 "경쟁사(삼성전자) 8K TV는 픽셀 수(7680X4320)로는 8K TV가 맞지만 해상도로는 8K TV가 아니다"라며 "나노셀 8K TV 화질 선명도가 90%인데 삼성은 12%에 불과하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삼성전자의 맞대응 자제로 일단락되긴 했지만 앞서 격렬하게 벌어진 LG전자 TV 브랜드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QLED 논쟁처럼 확산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LG전자는 그간 QLED가 퀀텀닷을 이용한 액정표시장치(LCD)에 불과하고 OLED만이 스스로 빛을 낸다며 삼성전자를 압박했다.

LG 관계자는 "그간 그룹 문제와 관련해선 잡음 나는 것 자체를 꺼려온 게 사실"이라며 "배터리, 가전은 그룹 핵심 사업인 만큼 명분보다는 실익을 챙기는데 주력할 방침이고, 이런 모습이 예전과 달리 전투적으로 비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도 맞물려 한가하게 앉아서 손해만 볼 수 없다는 판단과 함께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 체제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성장 동력 발굴에 명운을 걸고 있는 상황도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그룹 내 기류가 바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구 회장이 내건 '뉴 LG' 기치에 힘을 보태면서 4위로 내려간 그룹의 위상 회복을 위한 내부 동력 확보 차원이란 설명이다.

그룹에선 이런 확대 해석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각 계열사가 독립 경영 판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라며 구 회장과의 연관성에 대해 일축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경쟁 환경을 확립하고, 이를 통해 사업을 지속해 나기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들"이라고 말했다.

최석환 기자



오늘의 꿀팁

  • 띠운세
  • 별자리운세
  • 날씨
  • 내일 뭐입지
인구이야기 POPCON (10/8~)
메디슈머 배너_슬기로운치과생활 (6/28~)
블록체인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