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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 남긴 것]'내로남불'이 '내로남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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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원광 기자
  • 2019.09.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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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②내로남불…정치 공세에 자질·정책 검증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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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식 정쟁이 국회를 지배한다. 어제의 공격수가, 오늘은 수비수가 된다. 수년전 ‘박제’ 됐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게시글까지 부활한다. 온라인상에서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위선자’로 조롱받는다. 90년대 언행불일치를 지적하기 위한 탄생한 신조어가 진영 간 공세 도구로 변질된다. 인사청문회 때마다 반복되는 내로남불 공방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괴롭혔던 핵심 키워드도 내로남불이다. 조 장관이 처음으로 사과의 뜻을 밝힌 것도 사모펀드나 웅동학원, 자녀의 부정입학 의혹이 아닌 내로남불 논란이다. 조 장관은 이달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혁주의자가 되려고 노력했으나 아이나 주변 문제에 불철저했다”고 말했다.

자녀의 부정입학 의혹이 폭발력을 발휘한 것도 내로남불과 무관하지 않다. 진보와 개혁을 주창한 조 장관이 자녀를 유학과 특목고, 고려대, 서울대 대학원을 거쳐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시킨 기득권이라는 것 자체가 입방아에 올랐다. 수년전 조 장관의 SNS 글은 국민 분노의 근거가 됐다. 조양이 고교시절 미국 AP(Advanced Placement·대학과정 선 이수학습) 시험 중 수리·생물·화학 과목을 만점 받고 텝스(TEPS) 905점을 기록한 사실은 잊혀졌다.

‘조로남불’을 외쳤던 야당은 스스로 내로남불의 포화 속으로 들어갔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6일 인사청문회에서 조 장관 부인과 자녀, 동생 등에 대한 의혹 제기에 앞장서면서도 가족과 관련된 사학이 언급되자 “저열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으로, 명목상 장관보다 많은 권한을 지닌 선출 권력이다. 장관 가족 검증은 허용되고 의원은 안 된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장 의원 자녀의 음주운전을 두고 민주당이 “타인을 비판한 잣대와 동일하게 자신을 바라보며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한 것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문제는 내로남불 공방이 역량 검증을 가로막고 정치 공세로 변질될 가능성도 높다는 점이다.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재판관의 역량보다 부부의 주식 재산 가치와 거래 건수 등이 주요 공세 대상이었다. 진보 인사의 재산 규모와 종류 자체에 관심이 몰렸고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정책 검증은 실종됐다. 한국거래소는 이 재판관 부부 불공정 주식거래 의혹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결론냈다.

뚜렷한 사회적 실익이 없다는 점도 주목된다. 무의식 단계로 침잠된 과거 발언이 자질과 역량, 도덕성을 갖춘 공직자를 선발하는 데 어떤 기여를 하는지 입증되지 않았다. 더욱이 변화와 혁신은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인 시대다. 반대로 과거에 얽매인 공직자와 정치인은 사회 발전을 선도해야 하는 지도자로서 부적격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야권이 제기했던 ‘내로남불’식 정쟁보다 장관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 검증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정치 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당위성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여야 공히 인사청문회법 개정 등 제도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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