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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는 왜 이동걸 발언에 "의미 없다" 태클 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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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휘 기자
  • 김사무엘 기자
  • 2019.09.17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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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국제금융' 강화 일환, 수은 '합병 필요 없어'…"여권 '정책금융 개편' 논의 유효" 평가도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6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사견을 전제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병을 정부에 건의해 볼 생각”이라고 한 지난 10일의 발언에 대해 “아무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머니투데이DB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머니투데이DB
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전자증권 제도 시행 기념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더 이상 논란이 없었으면 한다”며 재론하지 말라는 뜻도 피력했다. 그렇지만 금융권에선 정권 교체기도 아닌 중반에 돌출된 ‘정책금융 개편 논의’ 진짜 배경에 여전히 물음표를 지우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 회장이 통합론을 제기하면서 밝힌 표면적 이유는 ‘혁신투자 역량 제고’였다. 이 회장은 “산은이 혁신기업 투자에 나섰다 혹 실패하더라도 끄떡없는 덩치를 갖춰야 한다는 차원에서 수은과의 합병을 고민했다”고 했다. 이는 국내 경제산업구조 변화로 전통적 역할이 축소된 산은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

과거 정부 주도 경제개발 시기 산은은 현재 대기업 육성의 ‘개발금융’을 담당했고, 20세기 말 외환위기로 시중은행이 ‘줄도산’한 탓에 구조조정 업무까지 떠맡았다. 그러나 ICT(정보통신기술) 중심의 벤처·중소기업이 국가 성장동력으로 성장하며 개발금융 주도권은 시장에 넘어갔고, 구조조정 역시 자회사로 이관했다.

이에 이 회장은 ‘국제금융’을 새로운 과제로 제시했다. “20년 후 산은의 수익 절반 이상을 국제금융 분야에서 올리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공적 수출신용기관(ECA, Export Credit Agency)인 수은과의 합병 아이디어가 도출된 대목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산은과 같은 개발은행과 ECA의 합병이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고, 산은(금융위)과 수은(기획재정부)의 관할 주무부처가 다른 탓에 ‘부처 이기주의’가 작동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수은이 이 회장이 제시한 합병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수은은 WTO(세계무역기구) 체제에서 ECA 지위를 인정받고 있는데 국내 산업진흥 역할이 큰 산은과 합병하면 ECA 지위에 위협을 받을 수 있고, 이는 수출 보조금 지원 대출 등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수은으로서는 산은과의 합병으로 얻을 실익이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은 위원장이 강한 어조로 합병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은 수은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의 기류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은 위원장 자신이 직전 수은 행장으로서 합병 이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게다가 수은 행장이 공석인 와중에 산은 회장이 합병론을 공론화한 것도 부적절하다는 게 당국의 시각이다. 금융위에서는 ‘이 회장이 갑자기 왜 얘기를 꺼냈는지 모르겠다’는 말들이 많다. 한 관계자는 “산은에 물어봐도 ‘사전에 없던 돌출 발언’이라더라”며 “당장 시급하지도 않은 얘기”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의 통합론에는 정책금융 전반의 구조조정 필요성에 대한 여권의 구상이 들어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11월 여당 싱크탱크 ‘더미래연구소’의 정책위원장으로 복귀하면서 펴낸 보고서와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원장은 보고서에서 “더 이상 수행할 필요가 없어진 기능, 민간 영역에서 할 수 있어 정책금융기관이 할 필요 없는 기능 등을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통합정책금융기관 구성 논의의 시간표로 △2019년 안의 마련 △2020년 상반기 법안 제출·논의 △2020년 말 법안 통과 △2021년에는 통합 실무 추진을 제시했다.

다만 보고서는 개별 정책금융기관의 통합 대신 독일의 정책금융기관 KfW을 모델로 산은·수은·기업은행·무보 등 8개 정책금융기관을 자회사로 두는 지주회사 체제의 설립을 제안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수은 합병의 현실성보다는 여권의 정책금융 재편 구상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게 이 회장의 발언을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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