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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선언 후 1년, '배수진' 김정은…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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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민 기자
  • 2019.09.1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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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런치리포트-남북정상 평양공동선언 1년]⑤역대급 광폭외교에도 성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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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월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주석궁을 방문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2019.03.01.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성과는 없고 의심만 받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협상' 이야기다. 1년 전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사실상 비핵화 의지를 육성으로 천명했지만 '빈손'에 그쳤다. 배수진을 친 그에게 마지막 협상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9·19 평양공동선언 이후 △올 1월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6월 평양에서 시진핑 주석 △6월 판문점 남측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차례로 만났다.

겉으로 보면 1년 동안 한중러 3국을 방문하고, 미국과 두 차례 회담을 나눈 광폭 외교를 했다. 북한의 지도자가 짧은 기간 안에 이같이 다양한 지역에서 외교일정을 연속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핵무기 없는 평화의 땅", "새로운 희망으로 가는 꿈"을 언급한 이후에 진행된 외교일정이라는 점에 그 의미가 있다.

분주했지만, 바뀐 것은 없다. 영변 핵시설은 그대로 있고, 완화 혹은 해제된 경제제재는 없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은 여전히 '불가'의 영역이다. 완전한 비핵화, 완전한 체제보장까지 향하는 로드맵·시간표도 확정하지 못했다. 김 위원장 본인이 약속했던 서울 답방도 이뤄지지 않았다. 여전히 한반도는 '종전'이 아닌 '정전' 상태다. 북측은 오히려 대남 비난전과 단거리 미사일 발사 재개에 나섰다.

현상유지의 중심에는 '하노이 노딜'이 있다. 영변 핵시설 폐기와 핵심 경제제재 해제를 노린 김 위원장과 '비핵화 로드맵'을 확보하려는 트럼프 대통령 간 계산이 맞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퇴짜를 맞았다. 영변 외 핵시설 폐기, 핵무기 신고 및 반출 등을 외면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의문부호가 달렸다.

하노이 회담의 결과는 김 위원장의 굳은 표정 하나로 요약할 수 있다. '최고존엄' 김 위원장의 북측 내 위상 역시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북측이 지난 3월 이후 강경 메시지·행동에 집중했던 이유다. 핵 병진 노선을 폐기하고, 경제 총력을 선언했지만 돌아온 게 '노딜'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시진핑 주석의 평양 방문과 판문점 남북미 회동의 성사가 이뤄지고 나서야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상당 수준 회복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협상 의지는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번개 회동' 트위터에 곧바로 반응해 판문점으로 나올 정도다. 문 대통령과 미국 측 인사들을 향해 막말을 퍼붓는 와중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난한 적도 없다. 오히려 친서를 수차례 주고받는 중이다. '톱다운'으로 '하노이 노딜'을 뛰어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고 있다.

선미후남(先美後南)식 접근법을 분명히 세웠다. 남북경협은 미국의 제재완화 이전에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알게됐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조차 김 위원장을 만나 '북미협상 먼저'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최근의 대남 비난전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 가능하다. 한국과의 경협에 집착하는 모습 자체가 미국에 '패'를 보여주는 격이다. 일종의 블러핑(속임수)을 통해 협상 재개 국면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딜'을 위해선 그동안 밝혀온 협상 의지 만으론 부족하다. 하노이에서 보여주지 못한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비핵화 시간표를 확정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내려놓을 수록 얻는 게 많다'는 점을 지난 1년 동안 깨달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여전히 '미국과 동등한 협상', '북한식 셈법'이라는 틀에 빠져있다면 딜 성사는 어렵다.

김 위원장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배수진은 쳐졌다. 9월 중 실무협상이 재개된다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미국에 두 번 퇴짜를 맞을 경우 김 위원장의 리더십은 두 배의 타격을 받는다. 자신이 제시한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결산(2020년)은 어느새 1년 앞으로 다가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도 불분명하다. 미국의 새 행정부와 '제로 베이스'에서 협상을 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북한을 '악의 축'으로 보는 워싱턴 정가 출신 대통령과 협상은 가시밭길일 수밖에 없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했다고 1일 보도했다. 2019.07.01.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했다고 1일 보도했다. 2019.07.01.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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