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실적악화 책임" 한상범 전격 용퇴…구원투수는 '정호영'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정호영 신임 사장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겸 최고경영자(CEO)인 한상범 부회장이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후임은 정호영 LG화학 사장(사진)이 맡게 됐다.

LG디스플레이 (10,130원 0.00%)는 최근 한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16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정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되는 절차를 밟게 된다.

LG디스플레이 이사회는 이날 "‘책임경영’과 ‘성과주의’라는 LG 인사원칙을 반영하고 새로운 사령탑을 중심으로 사업전략을 재정비하는 한편 조직 분위기를 쇄신해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라며 한 부회장 용퇴 의사를 수용한 배경을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 들어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공급 확대로 LCD(액정표시장치) 판매 가격이 급락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2분기에 영업손실 3687억원을 기록, 1분기에 이어 연속 적자를 냈다. 업계에선 LCD 패널 감산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생산라인 정리와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새 수장에 오른 정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금성사(현 LG전자) 입사했으며 LG전자 영국 법인장을 거쳐 LG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서 CFO(최고재무책임자)와 COO(최고운영책임자)를 역임했다. 특히 2008년부터 6년간 LG디스플레이 CFO로 재직하며 사업전략과 살림살이를 맡아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 이사회도 "산업을 넘나드는 통찰력을 발휘해 회사가 직면한 어려운 국면을 타개할 적임자"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이사회 결의에 따라 지난 8년간 LG디스플레이를 이끌었던 한 부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되며 내년 3월 주총까지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게 된다. 정 사장은 내일(17일)부터 집행임원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한 부회장이 LCD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실적 악화 책임을 지고 자진 용퇴했지만 그동안 회사 발전에 기여한 성과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한 부회장이 과감한 투자로 LCD 중심이었던 사업구조를 OLED로 전환하는 기반을 마련했고 대형 OLED 시장을 개척해 TV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