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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② ‘가시나’부터 ‘날라리’까지, 뮤직비디오 속 선미들

  • 김리은 ize 기자
  • 2019.09.1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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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예쁘게만 보여지는 모습을 원치 않았고, 내가 과연 누구인지 대중에게 알리는 것에 대한 ‘자유로움’의 갈망이 가장 컸다.”(‘빌보드코리아’) 선미가 인터뷰에서 솔로 활동에 대해 밝힌 것처럼, 그가 JYP 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온 후 스스로를 직접 프로듀싱하면서 만들어진 ‘가시나’ 이후의 곡들은 선미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한다. 특히 선미의 뮤직비디오는 곡의 의도를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창작물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 그가 의도한 주제들을 해설하는 가이드라인이기도 하다. ‘가시나’부터 ‘날라리’까지 선미가 발표한 다섯 가지 곡들의 뮤직비디오에 담긴 선미의 캐릭터와 메시지들을 살펴 봤다.
선미│② ‘가시나’부터 ‘날라리’까지, 뮤직비디오 속 선미들
‘가시나’, 내 안엔 내가 너무도 많아

“웃기면 웃고 인상 쓰고 싶으면 인상 쓰고. 우울해도 나, 밝아도 나, 미쳐 보여도 모든 게 나다. 나라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가시나’를 통해 보여줬다.” 작년 6월 JTBC ‘비밀언니’ 출연 당시 선미는 ‘가시나’를 만든 계기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2017년 9월 발표된 ‘가시나’의 뮤직비디오에서 선미는 활짝 웃으며 손으로 꽃받침을 그리다가도 순식간에 무표정을 취하고, 욕을 연상시키는 손가락 동작을 보여준다. ‘왜 예쁜 날 두고 가시나’라는 가사를 노래하면서도 전혀 상대에게 굴할 생각이 없다는 듯 서늘한 눈빛을 취하거나 미친 사람처럼 춤을 추기도 한다. 이별 앞에서 매달리는 통속적인 사랑 노래가 될 수 있었던 ‘가시나’가 아이러니한 맥락을 갖는 이유다. 원더걸스 활동 시절에도 선미는 ‘24시간이 모자라’와 ‘보름달’ 두 곡의 솔로 활동으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지난 4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 선미가 밝힌 것처럼 이는 “무대에서 ‘아무 표정도 짓지 말라’는 주문” 아래 만들어졌고, 당시의 선미는 ‘24시간이 모자라 너와 함께 있으면’, 혹은 ‘보름달이 뜨는 날 그대 날 보러 와요’처럼 남성의 사랑을 기다리는 다소 평면적인 여성을 섹시한 콘셉트 안에서 연기했다. 반면 ‘가시나’에서의 선미는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노래하고 춤추며, 자신을 버린 상대에게 “너는 졌고 나는 폈어”라고 선언하면서 따끔한 ‘가시’를 드러내는 ‘나’를 보여준다. 한 단어로 섣불리 정의할 수 없는 ‘가시나’의 등장이다.

선미│② ‘가시나’부터 ‘날라리’까지, 뮤직비디오 속 선미들
‘주인공’, 스스로에 대한 주도권의 선언

작년 1월 선미는 ‘주인공’이 ‘가시나’의 프리퀄이라 밝히면서 “‘가시나’에서 제가 왜 그렇게 했는지 이해가 될 것”(‘그라치아’)이라 말했다. 그의 말처럼 ‘주인공’의 가사는 “우리 둘만의 이 영화에 진짜 주인공은 너였어”라고 말하며 끝나버린 사랑의 상실을 받아들이는 내용을 담고 있고, 이는 “왜 날 두고 가시나”라는 원망을 표현하는 ‘가시나’의 가사와 개연성을 갖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주인공’의 뮤직비디오에서 선미가 이별을 향한 아픔에 취하거나 절망하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허름한 공터에서 남성과 춤을 추던 선미가 앞으로 나오면서 화려한 무대에 서거나, 일상복을 입고 남성과 춤을 추다가 그를 밀쳐낸 뒤 장막을 열고 화려한 의상을 입은 채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모습이 이어진다. 이는 자신의 모습을 표현한 ‘가시나’로 대중의 호응을 얻고 무대의 ‘주인공’이 된 당시 선미의 현실과도 겹쳐지는 부분이다. ‘주인공’의 뮤직비디오 마지막 장면에서 선미는 ‘The show must go on’이라는 ‘주인공’의 가사가 적힌 간판을 향해 달려가다가 넘어지고, 그럼에도 서늘한 눈빛으로 다시 일어난다. 지나간 과거와 작별하고 가수로서 자신이 주도하는 쇼를 이어나가겠다는 선언이다. 뮤직비디오를 통해 선미는 ‘그래, 넌 오늘도 너답게 화려한 주인공처럼 그저 하던 대로 해’라는 '주인공'의 이별 가사를 아티스트로서의 의지를 표현하는 화두로 바꿨다.

선미│② ‘가시나’부터 ‘날라리’까지, 뮤직비디오 속 선미들
‘사이렌’, 슈퍼 히어로의 자각

“네 환상에 아름다운 나는 없어.” 선미는 작년 9월 미니앨범 ‘워닝(WARNING)’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사이렌’의 가사가 자신을 ‘말랐다, 못생겼다’라고 공격하는 악성 댓글에 대한 경고라고 밝혔다. ‘Get away out of my face 더 다가오지마 boy’ 같은 가사가 경고를 뜻하는 사이렌의 의미에 집중한다면, 뮤직비디오는 선원을 유혹하는 인어를 뜻하는 사이렌의 중의적인 의미에 집중한다. 선미는 인어의 모습을 한 자신의 수많은 자아를 보면서 구역질을 일으키고 탈출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점차 그 인어들과 똑같은 안무를 취하면서 그들과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고, 철창 밖으로 걸어나와 다리를 힘차게 뻗는 동작을 취한다. ‘24시간이 모자라’와 ‘보름달’에서 선미의 다리는 섹시한 콘셉트를 표현하는 데 쓰였고, 이는 대중의 시선 아래 대상화되는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반면 ‘사이렌’에서 그의 다리는 “아름다운 나” 대신 내면의 다양한 모습을 받아들이면서 스스로와 화해한 선미가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는 과정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 요컨대 ‘사이렌’은 세상의 시선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아를 찾은 선미가 대중을 유혹하는 ‘사이렌’으로서 무대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경고다. 마치 스스로를 구원하고 세상에 맞서게 된, 슈퍼 히어로처럼.

선미│② ‘가시나’부터 ‘날라리’까지, 뮤직비디오 속 선미들
‘누아르’, 연예인으로서의 모순

지난 3월 ‘누아르’ 발매 당시, 선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영문으로 “최근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좋아요를 많이 받기 위해 자기 자신들을 해치기 시작했다. 나 또한 그렇다”라고 말하면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이 SNS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좀 아이러니하긴 하다”라고 덧붙였다. 관심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어텐션 시커(attention seeker)들의 사회상을 영화 장르 ‘누아르’에 비유한 곡의 의미를 설명하는 동시에, 자신 역시도 이런 사회상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고백한 것이다. ‘누아르’의 뮤직비디오에서 선미는 가짜로 연출된 사진들을 SNS에 업로드하면서 타인의 관심을 받으려 하고, 선풍기에 머리카락을 걸고 사진을 찍거나 손가락을 자르는 것처럼 점점 위험한 상황을 연출한다. 특히 그는 ‘miyayeah’라는 자신의 실제 SNS 아이디를 뮤직비디오에서 그대로 사용하고, 노래가 끝나고 촬영장에서 걸어나온 후에도 불타는 차에 시동을 걸고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을 통해 뮤직비디오의 메시지를 현실로 확장한다. ‘가시나’와 ‘주인공’, 그리고 ‘사이렌’으로 이어지는 경고 3부작은 선미에게 스스로를 정의하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자아의 완성이라 할 수 있는 ‘사이렌’이 대중을 유혹하는 존재라는 전제를 덜지 못했던 것처럼, 선미는 연예인으로서 위험을 알면서도 관심을 계속 좇을 수밖에 없는 내적 갈등을 ‘누아르’를 통해 이야기했다.

선미│② ‘가시나’부터 ‘날라리’까지, 뮤직비디오 속 선미들
‘날라리’, 대중을 향한 빌런의 도전

‘누아르’가 선미 자신의 모순에 대한 이야기라면, 지난 8월 발표된 ‘날라리’는 대중의 모순까지 함께 담아낸다. ‘날라리’의 뮤직비디오에서 선미가 선글라스와 가발을 쓴 채 춤을 출 때 댄서들은 그와 구별되지 않을 만큼 동일한 복장을 하고 있다. 선미가 다른 복장으로 미용실로 향할 때도 다른 여성들은 이미 그의 스타일을 흉내낸 채 미용실로 향하는 그를 지켜보고 있다. 그럼에도 방 안에 갇혀있거나 누워있는 선미의 신체를 관음하는 카메라의 시선은 줄곧 위에서 아래를 향한다. 선미는 그 시선을 안다는 듯 카메라를 정면으로 쳐다보거나 주먹을 날리며 거부감을 표현한다. 대중은 선미를 선망하고 흉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를 내려다보며 끊임없이 가십의 대상으로 삼는다. 그러나 ‘벌떼처럼 Wing Wing 그럴수록 Win Win’으로 표현되는 ‘날라리’의 가사처럼, 선미는 복수의 ‘벌떼’가 몰려들수록 그들을 이길 수밖에 없는 고유한 나비가 바로 자신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미용실에서 양갈래 헤어스타일로 분장을 마친 선미는 그를 흉내낸 다른 이들과 달리 혼자 금빛 머리카락을 갖고 있고, 복수의 동일한 마네킹들 위로 홀로 군림하듯 앉아있는 선미의 뒤에는 거대한 나비로 상징되는 그의 모습이 있다. 그리고 뮤직비디오의 마지막 부분은 비행기의 방향을 주도하는 선미의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날라리’로서 대중과 놀아주는 동시에, 그들을 이끄는 한 마리의 나비가 되어 날겠다는 의미다. 양갈래 헤어스타일을 한 선미의 모습이 언뜻 DC 코믹스의 여성 빌런 캐릭터 할리 퀸을 연상시키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사이렌’이 됐던 ‘가시나’가 그렇게 ‘날라리’라는 빌런으로 돌아왔다. 대중을 향해 주먹을 날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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