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못 받고 회사 관둔 노동자, 1000만원까지 대출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21일 오전 경기 고양시 지축지구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체불임금 해결을 요구하며 근로자 3명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타워크래인에 자동차를 매단 채 10m 상공에 올려놓고 한 명은 운전석에, 한 명은 차량 지붕에, 나머지 한 명은 타워크래인 운전석에 앉아 농성을 벌였다. (고양소방서 제공) 2019.3.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금을 받지 못한 채 직장을 관둔 노동자가 생계비를 최대 1000만원까지 금리 2.5%에 빌릴 수 있게 된다.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18일부터 저소득 퇴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임금 체불 생계비 융자를 시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재직 노동자만 신청할 수 있었던 임금 체불 생계비 융자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임금 체불 생계비 융자 신청 조건은 크게 세 가지다. 신청일 기준으로 퇴직한 지 6개월 이내인 동시에 지난해 부부 합산 연간소득이 5537만원 이하여야 한다. 또 고용센터에 구직자로 등록을 해야 한다.

대출 금리는 2.5%다. 대출 한도는 1000만원으로 퇴직 직전 최종 3개월분 임금과 최종 3년간의 퇴직급여 중 미지급금을 더한 금액이다. 단 퇴직 전 임금, 퇴직급여 미지급금을 기준으로 한 대출액은 각각 700만원을 넘을 수 없다.

가령 퇴직 전 임금이 800만원, 퇴직급여 미지급금이 200만원이라면 전체 대출액은 900만원(700만원+200만원)이다. 융자 조건은 원금균등분할상환을 기본으로 1년 거치 3년 또는 1년 거치 4년 중 선택할 수 있다.

대출 한도 기준은 체당금 지급 기준과 같다. 체당금은 국가가 체불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 임금의 일정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퇴직 노동자가 체당금을 받으면 바로 생계비 대출금을 갚을 수 있도록 두 기준을 연동시켰다. 체당금 지급은 체불 신고 후 약 7개월 이상 소요된다.

고용부는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관련 예산을 100억원 투입할 계획이다. 생계비 융자를 신청할 퇴직 노동자는 1600명으로 추산했다. 퇴직 노동자 1명이 체당금을 받기 전에 625만원을 저리로 빌릴 수 있는 셈이다.

퇴직 노동자는 근로감독관이 발급하는 체불임금 등 사업주확인서로 근로복지공단에 생계비 융자를 신청할 수 있다.

김경선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임금 체불로 고통 받는 노동자의 대부분이 퇴직한 상태"라며 "임금 체불 생계비 융자 대상 확대가 당장 생활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퇴직 노동자의 가계 부담 경감과 생활 안정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