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증채무 20여년만에 107조→11조

2000년대 초반 100조원을 넘겼던 국가보증채무가 2023년이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는 채무가 줄어드는 만큼 재정건전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17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9~2023년 국가보증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내년 국가보증채무 잔액 전망치는 12조9000억원이다. 올 연말 전망치(15조원)보다 14.0% 줄어든 수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올해 0.8%에서 내년 0.6%로 개선된다.


국가보증채무는 확정되지 않은 채무로 국가채무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채무자가 상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국가채무로 전환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매년 5년 단위의 중장기 국가보증채무관리계획을 세워 국회에 보고하고 있다.

공적자금 조성 등을 위해 예금보험공사가 발행한 예보채상환기금채권과 학자금대출 재원 마련을 위해 한국장학재단이 발행하는 한국장학재단채권(이하 장학재단채권) 등이 국가보증채무다.

농업용수개발, 수리시설 개보수 등 농업기반조성사업을 위해 한국농어촌공사가 발행했던 수리채권은 당초 국가보증채무에 포함됐었지만 올 6월 원리금이 모두 상환되면서 남은 보증잔액은 없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정부가 금융 구조조정을 위한 공적자금 조성에 나서면서 국가보증채무는 2001년 국내총생산(GDP)의 15.5%인 106조8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이후 예보채 및 구조조정기금채권의 상환 등으로 지난해에는 GDP 대비 0.9% 수준인 17조원으로 감소했고 올해 7월말 기준으로는 16조원까지 줄었다.

정부는 내년도 예보채상환기금채권 보증잔액을 올 연말(3조9000억원)보다 53.8%(2조1000억원) 줄어든 1조8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장학재단채권 보증잔액의 경우 11조1000억원으로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추산했다.

2023년 국가보증채무는 주요보증채권이 중장기적으로 줄어들면서 올해보다 17.3% 줄어든 10조9000억원으로 예상했다. 2001년과 비교해 10분의 1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채권별로 보면 예보채상환기금채권의 경우 발행 채권이 순차적으로 상환되고, 보유주식 매각계획 등이 차질 없이 이루진다는 전제 아래 2021년까지 보증채무가 전액 상환될 예정이다.

장학재단채권도 신규 학자금대출 공급규모에 비해 채권 회수가 더 빨리 늘어나면서 2023년엔 올해보다 소폭(2000억원) 줄어든 10조9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GDP 대비 국가보증채무 비율도 2021년 이후 0.5%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부가 마련한 2018~2022년 보증채무관리계획과 비교하면 2021년 기준으로 국가보증채무 전망치가 11조6000억원에서 11조1000억원으로 5000억원 줄었다. 보유주식 매각 계획 등에 따라 예보채상환기금채권 원금상환일정이 앞당겨진 덕분이다. 장학재단채권도 수요감소 등을 이유로 당초보다 채권 신규 발행규모가 축소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보증대상별 자금 수입과 지출에 대한 합리적 분석에 기초해 보증채무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면서 "부실채권 관리 등 상환재원 회수 노력 등 통해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실가능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