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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자생력 떨어지는 미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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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우 경제평론가
  • 2019.09.1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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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표가 좋지 않아서다. 8월 미국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49.9를 기록해 7월 50.4보다 낮아졌다. 문제는 수준인데 제조업 PMI가 50 아래로 떨어졌다는 건 앞으로 제조업 경기가 좋지 않을 걸로 보는 사람이 좋을 걸로 보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가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이었던 2009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미중 무역분쟁의 악영향이 제조업에 가장 먼저 나타난 데 따른 결과다.
 
지금 미국 경제는 소비가 유일한 동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완전고용으로 인한 임금소득 증가가 소비를 유지하는 힘이 되는데, 앞으로 미국 경제는 소비가 증가하는 동안 제조업이 활성화할지 아니면 제조업 침체로 소비까지 둔화할지 여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소비 둔화 우려가 더 크다. 맨해튼의 고가 부동산 거래가 6분기 연속 줄어들었다. 최고급 백화점인 ‘바니스 뉴욕’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부유층의 소비가 약해지면서 나온 모습들이다. 미국은 소득 상위 10%의 소비가 전체 소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나라다. 이런 구조 때문에 부유층 소비가 줄어들고 시간이 지나면 전체 소비가 줄어들게 된다. 지금까지는 중간소득층의 소비가 부유층의 소비 감소 부분을 메워왔지만 고용사정이 악화할 경우 이마저 힘들어진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의 자생력이 떨어진 부분도 마음에 걸린다. 자생력은 경제가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말하는데 지금 과거 어느 때보다 낮은 상태다. 이렇게 된 이유가 있다. 경제가 오랜 시간 저금리와 유동성 공급이란 외부 힘에 의존해왔는데 이 힘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올해 말까지 금리 인상이 계속될 거란 전망이 많았다. 연초에 갑자기 금리인상에서 인하로 전망이 바뀌더니 실제 금리인하가 이뤄졌는데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난 게 원인이었다. 연준이 몇 번 금리를 올리자 미국 경기가 곧바로 냉각됐다. 유럽이 더 심해 금리를 올리지 않고 유동성 공급을 줄인 것만으로도 1년 넘게 침체국면에 빠졌다. 이런 상태에서 경제가 상승 동력을 유지하려면 외부의 도움을 계속 받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0% 금리와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무한정 계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리의 역할이 줄어든 부분이 더해지면서 자생력 약화의 영향이 커졌다.
 
자생력 약화는 재정정책에도 영향을 준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방안을 내놓았다. 재정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얘기인데 내놓은 방안 중에는 자본 소득세를 물가에 연동하는 안과 현재 6.2%인 급여세를 인하하는 안이 들어 있다. 이 방안이 통할지 통하지 않을지는 경제가 이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아직은 그 능력이 뛰어난 것 같지 않다.
 
미국 경제가 둔화 국면에 들어가더라도 2003년 하반기~2007년처럼 골디락스 형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너무 뜨겁지도 그렇다고 차갑지도 않은 미세조정의 형태를 말한다. 이는 지난 10년간 경기가 좋아 그 연장선 상에서 세상을 보기 때문에 나온 기대다. 최종 모습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미국 경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둔화 정도가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제조업이 약해지고 있는데 그 영향이 다른 곳으로 더 번졌으면 번졌지 줄어들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둔화를 막을 방법도 딱히 없다. 저금리와 유동성 공급의 약발이 떨어져 경제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기 힘들다. 국내 경기에 이어 선진국 경기까지 둔화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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