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격 "화질선명도 무의미…LG 8K TV, 재생 오류"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R&D캠퍼스에서 8K 화질 설명회를 갖고 자사 8K TV와 타사 8K TV를 비교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삼성전자 (79,800원 ▲900 +1.14%)가 17일 삼성 QLED 8K TV 화질이 국제기준 미달이라는 LG전자의 지적을 정면 반박했다. LG전자 (92,300원 ▲1,300 +1.43%)가 화질 평가의 근거로 삼는 '화질 선명도(CM)'가 8K TV 화질의 절대적 척도가 아니라면서, 실제 8K 이미지와 영상을 비교시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에서 8K(해상도 7680x4320) 화질 관련 설명회를 열고 8K TV 화질은 화소수뿐 아니라 밝기와 컬러 볼륨 등의 광학적 요소와 영상처리 기술 등 다양한 시스템적 요소를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LG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 이어 국내에서 기술설명회를 열고 삼성전자의 QLED 8K TV는 8K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LG전자는 삼성 QLED 8K TV의 화질선명도는 12%로,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 기준으로 8K 해상도에 미달한다고 강조해왔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상무는 "CM은 1927년에 발표돼 물리적으로 화소수를 세기 어려운 디스플레이나 흑백TV의 해상도 평가를 위해 사용됐던 것으로, 8K 화질은 밝기와 컬러볼륨 등 광학적인 요소와 화질 처리 기술 등 시스템적인 부분이 최적으로 조합돼야 한다"며 "기준 정립을 위한 관련 업체 간 협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CM값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보기에 색상이 빠지거나 텍스트 가독이 안 되는 문제가 있었고 ICDM이 문제를 인식해 2016년도에 CM 측정방법은 더 이상 불완전하고(incomplete), 이를 화질 평가의 기준으로 삼는 것을 줃단한다(discontinue)고 명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저희는 CM값을 화질의 척도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R&D캠퍼스에서 8K 화질 설명회를 갖고 자사 8K TV와 타사 8K TV를 비교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삼성전자는 이날 LG전자의 75형 나노셀 8K LCD(액정표시장치) TV와 삼성전자의 75형 QLED 8K TV에 8K 이미지를, LG전자의 88형 올레드 8K TV와 자사의 82형 8K QLED TV에 8K 동영상을 재생해 비교 시연했다. 이미지로는 해상도 패턴과 신문기사 텍스트, 현장에서 직접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를 활용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의 QLED 8K TV에서는 작은 글씨도 선명하게 보이는 반면, LG전자 TV에서는 글씨가 뭉개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표준코덱(HEVC)으로 인코딩된 8K 동영상 시연에서 삼성 QLED 8K TV는 USB로 연결한 영상과 스트리밍 영상을 모두 원활하게 재생한 반면 LG전자 TV에서는 동영상 재생이 되지 않거나 화면이 깨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용 상무는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8K TV를 즐기려면 어떤 방식이 있으며 실제 어떻게 보여지는지를 시연했다"며 "CM이 좋으면 선명도도 좋고 또렷하게 보일 것이라는 (LG전자측) 주장에 대한 반박"이라고 밝혔다.

양사의 8K TV 비교시연에서 텍스트 선명도 차이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서는 "각 회사의 기술력 차이라고 본다"며 "화질을 결정하는 요소가 여러개인데 타사는 신호처리 등이 준비가 안 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QLED TV는 자발광 TV가 아닌 LCD(액정표시장치) TV'라는 LG전자의 주장도 반박했다. 조성혁 삼성전자 전략마케팅팀 상무는 "QLED TV는 퀀텀닷 입자를 통해 컬러표현을 극대화했다.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기술로 인증되고 있다"며 "이는 판매량이 입증하고 있다. 결국 소비자가 선택할 문제"고 말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R&D캠퍼스에서 8K 화질 설명회를 갖고 자사 8K TV와 타사 8K TV를 비교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삼성전자는 LG전자의 8K TV 화질 공격에 맞대응하면서도 '확전'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허태영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품전략팀장 상무는 "저희가 8K TV를 글로벌 판매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오해하는 수준까지 가면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저희만 갖고 있는 기술적 자랑을 하면 싸움으로 번지기 때문에 기술적 설명보다 직접 체험을 하게 보여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싸움으로 몰아갈 생각이 없다"며 "8K TV 시장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상호 비방은 피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 상무 역시 "글로벌 기업에서는 한국기업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대표하는 게 좋은데, 유수의 한국업체 두 곳이 서로 비방하며 점유율 경쟁을 하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LG전자는 "어떤 조건에서 시연했는지 알 수 없다"며 "국제규격에 부족한 해상도에 대해 해명하지 않고 논점을 흐리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