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도박에 돈 잃자 위협해 돈 뜯어낸 50대에 실형

머니투데이

정단비 인턴

본 사진은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 사진=이미지 투데이

조작된 윷놀이 도박판에서 돈을 잃은 피해자가 읿은 돈을 빼앗기 위해 협박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제주지법 형사4단독 서근찬 부장판사는 17일 A씨(59)에게 사기 도박 사실을 알게 되자 둔기를 휘둘러 임의로 판돈을 회수한 혐의(특수공갈)로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서 부장판사는 A씨에 대해 "사기도박 피해금을 회수하려는 목적이었지만 위험한 물건인 휘발유와 흉기를 휘둘러 적지 않은 돈을 갈취해 죄질이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와 함께 사기, 도박 혐의로 기소된 B씨(60) 등 5명에 대해선 징역 6개월에서 10개월, 벌금 5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적극적으로 합의에 나선 D씨(58)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7월 1일 오후 5시쯤 지역 선후배의 꾀임에 빠져 서귀포시의 비닐하우스에 열린 윷놀이 도박판에 참여했다. 이 도박판은 A씨가 경제사정이 여유롭고 윷놀이 도박을 즐기는 것을 알고 있던 지역 선후배 B씨 등 5명이 몇 달 동안 준비한 '사기' 도박판이었다.

도박판에는 윷놀이 승부를 조작할 수 있는 전기장치가 미리 설치돼 있었다. 윷놀이는 오후 5시쯤 시작돼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A씨는 이날 하루동안 3800만원을 잃었다. '사기윷놀이'도박은 같은 달 15일에도 이어졌다. 15일에도 A씨는 5시간 만에 2000만원을 잃었다.

A씨가 사기 도박을 눈치채고 자신의 차량에서 해머를 꺼내며 상황이 급변됐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역 선후배의 사기행각에 분노한 A씨는 "나 같은 아는 사람 불러놓고 사기치냐"고 소리를 지르며 분노했다. 일당 중 한 명인 C씨(57)에게 휘발유를 뿌리기도 했다. A씨는 "사기도박이지 오늘 잃은 내 돈 다 가져와"라면서 불을 붙일 듯 C씨를 협박했다.

사기 도박판의 피해자였던 A씨는 사기 도박판을 벌인 일당들을 협박해 총 2700만원을 뜯어냈다. 하지만 사기 도박판의 가해자 일당과 함께 A씨 역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