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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고효율 가전 환급책' 시들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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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영호 기자
  • 2019.09.19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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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내수진작을 위한 정부의 사투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달부터 5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집행한데 이어 내년도 본예산을 513조5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올해보다 9.3% 늘렸다.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이번 예산안을 ‘경제활력 회복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라고 규정한 대목에선 결기가 느껴진다.

정부의 의지와 달리 재정 확대에 대한 국민적 반응은 시원치 않다. 요지는 체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걸핏하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나 자원외교와 비교당하기 일쑤다.

지금까지 정부가 돈줄을 풀어 환영받은 경우는 드물었다. SOC(사회간접자본)처럼 간접적인 혜택으로 배분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나마 지지를 받는 복지 분야도 금방 관성이 생긴다. 혜택을 혜택으로 느끼지 못하는 시점은 예상보다 일찍 도래했다. “통장에 매달 돈을 꽂아줘야 체감할 것”이라는 얘기가 그럴듯하게 들린다.

드물게도 국가 재정상 소규모 사업에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은 사례가 있었다. 2016년 시행한 고효율 가전제품 환급 정책이다. 에너지 효율 1등급 가전제품을 구입하면 20만원 한도 내에서 구입가의 10%를 환급해주는 내용이다.

시행 초기 미숙한 운영으로 지탄을 받았음에도 환급시스템 접속 장애가 발생하는 등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가전기업이나 양판점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에 어깨춤을 췄다. 지금도 업계에서 종종 회자될 정도다. 정부도 가전제품 카드결제가 20% 늘어나는 등 내수진작이란 정책 목표에 한걸음 다가섰다.

얼마 전 정부가 이 카드를 3년만에 다시 꺼내들었다. 그런데 반응은 싸늘하다.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게 가장 큰 차이를 만들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장애인·유공자·사회복지시설·생명유지장치 가용가구 등 소득이 높지 않은 가구 위주다. 최근 만난 한 중견기업 CEO는 “환급 효과를 체감할만한 변화는 없다”며 “돈 없는 사람에게 가전은 사치품일 수 있다”고 토로했다. 사업기간이 40일 넘게 남았음에도 전혀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지원규모에도 차이가 있다. 1400억원을 들였던 사업은 3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검토 중인 100억원의 추가재원을 더해도 종전보다 1000억원이 적다. 가계나 기업이 체감하기 어려운 액수다.

돈이 줄어든 이유는 있다. 당시 비용은 한국전력이 댔다. 한전이 삼성동 부지 매각으로 10조원 넘는 순이익을 거두자 정부는 ‘에너지 효율 향상사업’이란 명목으로 이 돈을 가져다 썼다. 그때 한전 사장의 배임을 거론한 야당은 지금 여당이 됐다. 더 이상 한전 돈으로 인심 쓸 수 없게 됐단 뜻이다.

내년부터 지원 대상을 전 가구로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실행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예산을 심의해야 할 여야는 조국 장관을 연료 삼아 내년 총선까지 벼랑 끝을 향해 달릴 태세다. 표를 더 받겠다면서 유권자의 호주머니 사정은 뒷전에 둔 꼴이다. 체감 못하는 정책은 효과도 미미하게 마련인데 걱정이다.
[우보세]'고효율 가전 환급책' 시들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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