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후 '나혼자 사는 노인' 400만 시대…전체가구 절반이 노인가구

임종철 디자이너

2047년이면 65세 이상 고령자가 가구주인 가구는 전체의 절반에 달하게 된다. 배우자나 자녀없이 혼자 사는 노인이나 노부부가 가장 흔한 가구형태로 자리잡는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 1인가구는 300년뒤 400만가구가 넘게 된다. 반면 부부가 어린이, 청소년 자녀 1~2명과 함께 사는 '핵가족'은 점차 감소한다. 저출산·고령화 심화로 자녀 수가 줄고 노인이 급격히 늘어나는데 따른 결과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17~2047년 장래가구특별추계'에 따르면 총 가구수는 2017년 1957만1000가구에서 2040년 2265만1000가구로 정점을 직은 뒤 감소한다. 2047년엔 2230만3000가구로 예상된다. 가구 수 감소 시점은 2년전 정기 추계와 비교해 3년 앞당겨졌다.


가구 유형 중 최다는 1인 가구다. 2017년 기준 가장 흔한 가구 유형은 '부부+자녀' 가구(31.4%)였다. 이어 1인 가구(28.5%), 부부 가구(15.8%) 순이다. 하지만 2047년엔 1인 가구(37.3%), 부부 가구(21.5%), 부부+자녀 가구(16.3%) 순으로 순위가 뒤바뀐다. 평균 가구원수도 2.48명에서 2.03명까지 감소한다. 2인가구도 늘어난다. 521만8000가구 780만1000가구로 1.5배 증가한다.

1인 가구 급증은 고령화에 따른 것이다. 남편·부인과 사별하거나 황혼 이혼후 혼자 사는 독거노인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2017년 399만8000가구(20.4%)에서 2047년 1105만8000가구(49.6%)로 2.8배 증가한다. 2017년 40~50대 가구주가 전체의 46.7%로 가장 많았지만,30년 후엔 60~70대가 41.2%로 가장 많아진다.

65세이상 1인가구는 134만7000가구에서 405만1000가구로 3.0배로 증가한다. 사별로 인한 1인가구는 220만7000가구에서 274만4000가구로, 이혼으로 인한 1인가구는 183만8000가구에서 308만4000가구로 각각 는다. 2인가구가 늘어나는 것 역시 고령화 여파다.


65세 이상 노부부도 급증한다. 같은 기간 133만9000가구에서 330만2000가구로 2.5배늘어난다. 전체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8%에서 14.8%로 확대된다.

노부부, 독거노인 증가와 달리 자녀와 함께 사는 부부가구는 급격히 줄어든다. 부부+자녀가구는 615만가구에서 363만8000가구로 감소한다. 자녀와 함께 사는 부부가구의 가구주 연령대도 높아진다.

2017년에는 40대와 50대 가구주가 부부가구의 64.7%였지만 2047년엔 51.7%로 낮아지는 반면 가구주가 60대 이상인 부부+자녀 가구 비중은 13.4%에서 38.1%로 급격히 높아진다.

부부가 조부모, 자녀와 함께 사는 대가족은 거의 사라지게 된다. 3세대 이상 가구는 2017년 95만가구에서 2047년 51만가구로 절반 가까이 감소한다. 전체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4.9%에서 2.3%까지 축소된다. 미래 세대에는 드라마에서 3대가 모여 같이 식사하는 장면이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가구유형 변화는 사회 트렌드와 주거형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예컨대 지금은 젊은 1인가구의 '혼밥'이 트렌드처럼 여겨지지만 30여년 후 노인들의 '혼밥'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수 있다. 큰 평수의 아파트는 갈수록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65세에 도달하는 2020년부터 고령가구가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면서 "저출산 고령화 외에도 비혼이나 만혼 등 결혼인식 변화, 학업이나 직업 등에 따른 가족의 분화 등도 가구유형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장래가구추계는 5년 주기로 진행된다. 당초 2022년에 정기추계를 할 예정이었지만 올해 장래인구추계가 개편되면서 2년 만에 추계를 다시했다. 다음 추계는 예정대로 2022년에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