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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관]빨라지고 화내고…文대통령이 불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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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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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1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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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여론 직격탄 정책 文 직접 뒤집어, 불은 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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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본관에서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과 접견을 위해 접견실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빨라졌다. 자신만의 대통령기록관 건립(국가기록원), 북한지뢰 피해군인 '공상' 판정(국가보훈처) 등이 알려지자 곧장 백지화나 재검토 지시를 내렸다. 기존의 문 대통령 스타일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은 늘 심사숙고한다. 빠른 결단보다는 좌고우면에 가깝다. 야당대표 시절엔 공격 빌미를 주는 단점으로도 꼽혔다. 추석 전후 최근 일주일은 달랐다. 문 대통령은 17일 하재헌 예비역 중사 소식을 들은 당일 오후 "관련 법조문을 탄력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보훈처는 북한이 묻어놓은 목함지뢰 폭발로 두 다리를 잃은 하 예비역 중사에게 '전상'(戰傷)이 아닌 '공상'(公傷) 판정을 내렸다. 전상·공상의 실질적 예우 차이는 크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폭발력은 컸다. 야권에선 북한 눈치를 보느냐고 했다. 문재인정부는 보훈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보훈처는 현행 규정이 애매하다고 밝혔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탄력적 해석"을 언급했다. 사실상 재검토 지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문재인대통령기록관' 건립을 백지화했다. 국가기록원은 세종시의 통합대통령기록관이 포화인 점, 소규모 개별기록관은 예산이 적게 든다는 점을 내밀었다. 청와대도 10일엔 국가기록원 입장을 뒷받침했다. 그러다 하루만에 달라졌다.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당혹스럽다. 나는 개별기록관을 원하지 않는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 배경은 이해한다"면서도 개별기록관 건립을 지시하지도 않았으며 "왜 우리 정부에서 시작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모두 부정적 여론 확산을 조기에 막는 '신속조치'다. 반응성 면에선 긍정적이다. 국민은 꾸준히 정부여당과 집권세력의 반응성과 수용성을 질문해 왔다. 올들어 청와대의 대응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20대 남성 지지층 이탈, 경제 성적표 등의 과제가 던져졌음에도 그때마다 문 대통령의 '정면돌파'가 강조됐다.

집권 3년차에 곧 임기 반환점을 도는 점, 5년임기의 후반 성패를 가를 내년 총선이 다가오는 점, 조국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논란 등이 변화를 자극했다. '조국 임명'이라는 승부수를 보는 추석연휴 민심도 청와대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답은 물샐틈 없는 현안대응이었다. 섬세하게 여론관리를 해 나가지 않으면 국정 전체가 허물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18일의 두 사안도 비슷한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통화했다. 여기서 "한국은 원유의 약 30%를 사우디로부터 공급받고 있다"며 드론 공격으로 파괴된 사우디 원유시설 복구에 동참할 의사를 밝혔다.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유가를 대통령이 직접 챙기면서 '민생'을 살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의 갈등설도 이날 김 차장의 트위터로 수습 국면이다. 강 장관의 국회 발언(16일) 이후 사흘 만이다. 여권에선 문 대통령이 아니라 청와대가 빨라진 것으로도 본다. 국가기록원, 보훈처 관련 대통령 언급은 모두 청와대가 서둘러 공개한 것이다. 김현종 차장의 트위터 유감표명 또한 청와대 내부판단이 작용한 걸로 보인다.

백지화, 재검토, 유감 표명으로 급한 불은 끌 수 있다. 문제는 불이 난 원인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원 팀'을 강조해 왔다. 그럼에도 일선 부처에선 예상밖의 일이 터진다. 대통령의 뜻이 반박불가의 '바이블'은 아니겠지만 공연히 논란을 자초해 국정추진력을 깎아먹어선 안 된다. 고위공직자간 갈등은 더더욱 불필요하다.

원인을 찾아 해소하지 못한다면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러 차례 화를 더 내야 한다. 빨라진 대통령, 동시에 화내는 대통령을 보며 불안감이 남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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