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네타냐후, 시진핑…'스트롱맨의 위기'

/AFPBBNews=뉴스1

전세계 '스트롱맨' 지도자들의 전성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21세기 차르'로 불리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부터 17일(현지시간) 총선을 치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까지 떨어지는 지지율과 선거 패배로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총선 출구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 우파정당 리쿠드당은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스라엘 현지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현지 TV 출구조사를 인용해, 리쿠드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고, 경쟁자인 베니 간츠 대표가 이끄는 중도정당 청백당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더 크게 점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4월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후, 절치부심으로 조기총선까지 밀어부쳤지만, 이번에 오히려 지난번보다 더 저조한 결과를 받을 것으로 보이면서 5연임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출구조사 직후 네타냐후 총리는 승리 선언을 하지 않았고, 간츠 대표는 "네타냐후가 패배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선거 막판 보수세력 집결을 위해 막판 보수층을 의식해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30%를 합병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그와 함께 일하기 위해선 이스라엘은 강력하고 안정된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 정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밖에 '21세기' 차르로 불리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시황제'라는 별명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술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 전세계 '스트롱맨'들도 안팍에서 터지는 악재에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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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지난 8일 열린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쟁후보들을 아예 등록조차 못하게 하는 조치를 취하고도 수도 모스크바 시의회에서 의석 3분의 1을 잃으며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후보자 등록 제한 등에 불만을 품은 러시안인들이 지난 7월부터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미 경기둔화에 이어 부정선거, 연금 개혁 등 각종 악재로 지지율이 1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푸틴 대통령은 더욱 위기를 맞게 됐다.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당시만 해도 80%에 달했던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43%까지 떨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선거에서 실질적으로 마땅히 투표할 대안 인사들이 없었음에도 푸틴이 패한 것은 그만큼 집권 여당은 안된다는 이들이 많았다는 뜻"이라면서 "정치수도인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러시아 전체로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는 건 시간 문제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내달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비롯해 2021년 공산당 창당 100주년 등 자신의 성과와 굳건한 위상을 과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각종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으로 중국인의 필수 식재료인 돼지고기 값마저 폭등해 물가마저 치솟고 있다. 여기에 홍콩에선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반중국 시위로까지 격화하고 있다. 이밖에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6월 재선거까지 치르고도 경제수도이자 자신의 정치 고향인 이스탄불 시장 자리를 25년만에 야당에 내주는 등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