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석 금통위원 "디플레 오면 통화정책 무력화, 물가안정 중요"

/사진=한국은행 제공

신인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8일 "기대인플레이션이 마이너스로 하락할 경우 금리정책의 무력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가 디플레이션 상황에 놓인 것은 아니지만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어 한은 정책목표를 금융안정보다는 물가안정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신 위원은 이날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금통위가 가계부채로 대표되는 금융안정에 부여한 가중치는 여타 국가와 비교할 때 좀 더 높았다는 것이 개인적 평가"라며 "이제 우리경제는 새로운 상황인식이 필요한 때에 들어서 있어 그에 맞는 정책태도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상승률을 한은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 위원은 조동철 금통위원과 함께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지난달 금통위에서도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조 위원도 지난 5월 금융안정보다 물가안정목표를 중시해야 한다고 했다.


신 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은 통화당국의 금리정책을 무력화시킬 위험이 있다"며 "기대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 명목중립금리가 하락해 금리인하가 아무런 효과가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목중립금리란 통화정책 기준이 되는 금리를 말한다. 기준금리가 명목중립금리보다 낮다면 '통화완화정책', 반대라면 '긴축적 통화정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명목중립금리는 실질중립금리와 기대인플레이션의 합이다.

신 위원은 "예컨대 실질중립금리가 1% 미만이고 기대인플레이션이 -1%라면 명목중립금리는 0% 아래로 내려간다"며 "이경우 통화당국이 마이너스 금리를 택하지 않는 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할 방법이 없게 된다"고 했다.

단 현재 한국 실질중립금리가 얼마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신 위원은 현재 한국경제가 디플레이션 단계에 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통화정책을 펼치기 위한 금리여력도 충분한다고 설명했다.

신 위원은 "소비자물가는 실생활과 연결되고 한은 물가안정목표이기도 하지만 상황을 파악할 때는 근원인플레이션을 봐야 한다"며 "근원인플레이션이 0.8~0.9% 수준이라 디플레이션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근원인플레이션이 0%대에 머무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라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과장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신 위원은 "기준금리 연 1.5%가 역대 최저 수준은 아니고, 경제상황에 필요한 금리정책을 운용하는데 있어서 금리수준이 문제가 되는 단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금리 (추가인하) 여력은 충분히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