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조국 청문회 시즌2(?)…한국당의 노림수는

조국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에 앞서 넥타이를 고쳐 매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자유한국당이 이번 정기국회를 '조국 청문회 시즌2'로 공언했다. '조국 청문 국면'에서 당 지도부 전략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만회하는 동시에 내년 총선까지 '조국 이슈'를 끌고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정기국회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에서 조 장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기국회를 조국 파면 추진과 헌정농단 저지를 위한 자리로 정의했다.

한국당은 국무위원으로서 조 장관이 출석하는 걸 반대하며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을 연기했지만 이후 일정에서는 조 장관을 상대로 관련 의혹을 추궁하겠다는 방침이다. 나 원내대표는 대정부질문과 관련, "저희 입장에선 조국 인사청문회 2(속편) 차원에서 (조 장관의) 출석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정부질문은 △26일 정치 △27일 외교·통일·안보 △30일 경제 △다음달 1일 사회·문화 등 분야별로 진행된다.

한국당은 국정감사도 '조국 국감'으로 벼르고 있다. 조 장관의 법무부를 비롯 조 장관 관련 의혹이 연관된 교육위원회, 정무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등에선 조 장관 인사청문회 때 부르지 못한 증인들을 모두 출석시킬 계획이다.

조 장관과 가족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조국 이슈'를 꾸준히 부각시켜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조 장관 임명에 대한 반대 여론이 근소하게 앞서는 상황에서 현 정권과 조 장관을 결부시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정국 현안의 중심에 있는 조 장관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검찰 수사가 계속 진행되는 상황에서 결국 현 정권이 그 부담을 짊어질 수밖에 없다"며 "'조국 사태'로 무당층이 증가하는 상황이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조국 청문회 시즌2'는 조 장관 청문 정국에서 당 지도부가 드러낸 전략 부재를 만회하려는 노력으로도 풀이된다. 이번만큼은 조 장관 관련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통해 반드시 낙마시키겠다는 각오다.

청문회 개최 여부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는 '악수' 끝에 후보자 의혹 관련 증인들이 불참한 '맹탕 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 개최를 줄기차게 요구하던 한국당은 검찰의 조국 일가족에 대한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보이콧'을 고려했다.

한국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위원들을 중심으로 후보자 딸 입시 특혜 의혹, 사모펀드 투자 의혹, 웅동학원 채무 회피 의혹 등을 제기했다. 여론조사에서 증명되듯 각종 의혹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기류를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청문회를 열고 보니 후보자와 여당의 방어 논리에 막히며 궁지에 몰아 넣지 못했다.

'조국 이슈'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향후 벌어질 정개개편의 지렛대로도 고려될 수 있는 카드다. '반조(반조국)연대', '반문(반문재인)연대'를 연결고리로 야권 공동전선을 형성해 보수야권 대통합을 노리겠다는 포석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지난 10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과 자유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를 제안한 가운데 보수대통합의 또 다른 축으로 평가받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번 조국 사태 해결을 위한 일에는 저나 시민들, 정당들 누구라도 협조할 수 있다"며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