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터 운영·해체까지… 원전산업 全주기 수출강국 도약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UAE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을 찾아 근무자 등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19.1.14/사진=뉴스1

정부가 원자력산업 수출 전략을 대형원전 건설 중심에서 운영·정비·해체 등 후행주기를 포함한 전주기 중심으로 전환한다. 한국전력과 한수원 위주에서 탈피해 중소·중견 기자재 기업의 독자 수출역량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장별 맞춤형 수주 전략을 마련하고 기술개발과 금융지원, 수출마케팅 등 지원책을 총동원,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성윤모 장관 주재로 서울 서린동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원전 전주기 수출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원전수출전략협의회는 정부·원전공기업·민간기업·금융기관 등이 참여하는 원전수출 분야 전략·정보 논의 협의체로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 16개 기관·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산업부는 대형 원전 신규 건설과 대기업 위주로 이뤄져 왔던 원전 수출전략을 운영·정비·해체 등 전주기와 중소·중견기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국 원전 산업은 아랍에미리트(UAE)에 바라카원전을 건설하고, 한국형 신형원전 ARP-1400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을 받는 등 전세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아 왔다.


하지만 그간 원전 수출은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중공업 등이 이끄는 대규모 사업에 치우쳤다. 중소·중견기업은 자체 수출역량을 키우지 못했다. 지난달 원전수출협회 조사에 따르면 원전기자재 핵심기업 92개 중 독자수출 경험을 가진 곳은 15%(14개)에 불과했다.

또 신규 원전건설 시장 진출을 우선 고려하다보니 운영·정비·해체 등 서비스시장 진출이 미진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세계 원전 운전·정비시장 규모는 최대 연간 350~4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노후원전이 속속 수명을 다하는 만큼 향후 해체시장은 100년간 549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신규원전 건설부터 운전, 해체 등 전 주기별로 진출 가능성이 있는 최적시장을 선정해 맞춤형 수주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신규원전 사업의 경우 지금과 같이 APR-1400 독자수출을 통해 영국, 사우디, 체코 등에서 '제2의 바라카'를 만드는 데 주력한다. 유망시장 공략을 위해 2021년부터 중소형 원자로 등 차세대 원전 개발을 본격화하고, 해체산업과 서비스 분야 신기술도 빠르게 확보할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 개별 진출도 돕는다. 대기업이 수주에 성공하면 동반진출하는 모델을 넘어 독자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글로벌 강소기업을 키우겠다는 얘기다. 제품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이를 세일즈하는 능력은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민관합동 정기사절단을 파견하고 해외 업체를 초청하는 등 해외마케팅 지원을 강화한다. 한수원, 한전, 한국전력기술 등 대표 공기업은 올해 안에 '원전수출 확산 및 동반진출지원 전략'을 내놓기로 했다.

해외진출에 필수적인 금융지원책도 마련했다. 원전 수출 패스트트랙을 신설해 금융지원 심사기간을 최소화하고 한도 증액을 검토한다. 중소기업을 위한 원전수출 특별보증을 통해 유동성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주요 해외수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민관합동 투자펀드를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날 한전, 한수원, 무보, 수출입은행, 원전수출협회 등 5개 기관은 '원전수출분야 금융지원 활성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구체적 수출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원자력수출전략협의회 산하에 분야별 실무그룹을 만들어 수출지원을 상시화하고, 올 하반기 원전 수출 진흥에 관한 고시 제정을 통해 장기적 지원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원전수주통합정보시스템을 만들어 중소기업 대상 수출정보 제공 통로도 일원화한다.

성윤모 장관은 "해외 원전 선진국들이 자국 내 신규건설 수요 감소 속에서도 서비스시장 진출, 시장다양화 전략 등으로 지속 성장해온 것 처럼 우리 원전수출산업도 원전 전주기,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