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비건과 협의 위해 미국行…"서로 유연하게 접근해야"

【인천공항=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만나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할 예정이다. 2019.09.19. [email protected]

한미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9일 북미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북미가 "서로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도훈 본부장은 다음주 유엔총회 기간까지 미국에 머물며 북미대화 진전을 위한 한미간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도훈 본부장은 이날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의 협의 의제를 묻는 질문에 "북한이 대화 재개 의사를 밝혀 온 시점에서 한미간 할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며 "어떻게 (북한과) 대화를 이어가고 모멘텀을 유지해 나갈지, 어떤 실질적 문제에 대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으며 거기에 대해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무엇인지 등을 이야기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비건 대표는 애틀란틱카운슬 연설에서 유연한 입장에 대해서 이야기한 바 있다"며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나가고 여러 실질적인 문제에 있어서 진전을 가져오려면 (북미가) 서로 허용하고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까지 북한의 생각 등이 여러가지 메시지를 통해서 우리에게 많이 전달되고 있는데, 그것은 잘 검토해서 실질적인 협의를 해볼 생각"이라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16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명의 담화로 체제보장과 제재해제를 상응조치 의제로 시사했다. 이와 관련한 논의 등도 한미간 협의에서 이뤄질 걸로 예상된다.

방미 기간 북한측 실무진과 접촉할 계획에 대해서는 "그런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방미 목적은 미국과의 협의"라며 "대화재개를 이야기한 상태에서 미국과 이야기할 것이 워낙 많기 때문에 비건 대표 외에 국무부, 백악관 싱크탱크 여러 인사들과 두루두루 만나서 이야기할 생각"이라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20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 DC에서 비건 대표와 한미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열며, 21일까지 워싱턴에 머물러 미국 측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며 22일께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에선 최근 부임한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일북핵협상수석대표 협의를 갖는다. 이 본부장은 "일본과 유엔에서 양자협의를 가질 생각"이라며 "다키자키 국장이 오게 돼 일단 상견례가 첫번째 일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유엔총회 기간엔 한미일 북핵협상수석대표 협의도 조율 중으로 알려졌다.


북미는 지난 2월 제2차 하노이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첫 실무협상을 앞두고 있다. 오랫동안 미국의 협상 요구에 응하지 않던 북한이 지난 9일 전격적으로 호응하면서다. 다만 북미간 비핵화에 대한 이견이 여전한만큼 실무협상이 재개돼도 입장차 조율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