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서 시작해 글로벌 1위 브랜드까지" 벤앤제리스 한국 진출

벤앤제리스의 칼리 스와익(Kalli Swaik) 아시아 및 뉴마켓 총괄이 19일 벤앤제리스 하우스에서 브랜드 경영 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벤앤제리스

#. 1978년 죽마고우였던 벤 코헨과 제리 그린필드는 미국 버몬트 벌링터의 옛 주유소 건물을 개조해 아이스크림 가게를 차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에 실패했던 두 친구는 5달러짜리 아이스크림 강의를 듣고 1만2000달러 자본금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성장촉진호르몬을 사용하지 않고 키운 젖소 우유를 활용해 초콜릿, 브라우니, 쿠키 등으로 끈적끈적하고 씹는 맛이 풍성한 아이스크림을 개발했다. 인체에 유해한 합성향료와 인공색소를 넣지 않은 아이스크림은 점차 입소문을 탔다. 미국 시장은 물론 현재 전 세계 파인트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 1위(5.9%) 브랜드가 됐다.

미국, 영국, 스페인, 호주, 프랑스 등 전 세계 40개국에 진출한 벤앤제리스(Ben&Jerry’s)가 한국 시장에도 공식 진출했다. 벤앤제리스는 19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벤앤제리스 하우스'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에 이어 5번째로 진출했다.


벤앤제리스는 지난 달 1일 GS25·슈퍼마켓 22개 매장에서 △초촐릿 칩 쿠키 도우 △초콜릿 퍼지 브라우니 △바닐라 △청키 몽키 등 4가지 맛을 먼저 출시했다.

칼리 스와익 벤앤제리스 아시아 및 뉴 마켓 총괄은 "제품 출시 후 품절 사태와 판매처 확대 요구 등 예상을 뛰어 넘는 초기 반응을 보였다"며 "여름 시즌이라는 점도 있었지만 이미 한국 소비자들에게 벤앤제리스가 친숙하다는 의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 대한 앞으로의 기대가 커졌다"고 했다.

벤앤제리스의 독특한 경영 철학도 인기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1980년대부터 최고의 품질은 물론 지속가능한 제품 생산 방식, 공급자·농부·가맹점·고객 등 브랜드와 연결된 모든 사람들을 위한 공동 번영의 가치를 추구한다. 아이스크림 업계 최초로 국제 공정무역 기구와 제휴했고, 기후변화, 평화구축, 인종차별, 난민, 성소수자 인권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칼리 스와익 총괄은 "(한국시장에) 단기적 이익을 목표로 하고 진출한 게 아니다. 장기적으로 우리의 사업 방식과 가치를 전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벤앤제리스는 이날부터 서울 강남 지역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또 20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약 한달동안 팝업스토어인 '벤앤제리스 하우스'를 운영하고, 내년 4월 정식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벤앤제리스 하우스 내 벤앤제리스 팩토리의 모습 /사진제공=벤앤제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