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규제 142개도 네거티브 방식 전환…신산업 '빗장' 치운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19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9.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조례와 규칙 등 자치법규 142개를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전환한다. 법과 시행령 등 상위법이 개정돼도 자치법규 규제가 해결되지 않아 신산업 육성과 민생지원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었는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 협업을 통해 주민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로 강원도 삼척시에서는 수소전기차 등 다양한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지원이 가능해졌고, 부산에서는 금융 서비스업에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우수 사례를 발굴해 다른 지자체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9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치법규 대상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방안'을 확정했다. 방안에는 △지역특화산업 분류체계 유연화 46건 △농어민·중소기업·소상공인 관련 경직적 규정 개선 47건 △복지서비스·공공 인프라 규정 탄력적용 49건이 포함됐다.

이 총리는 "그동안 중앙부처 법령 규제를 세 차례에 걸쳐 개선했으나 지방자치단체 규제를 포괄적 네거티브로 바꾸는 것은 처음"이라며 "규제가 신산업을 가로막는 것은 과거가 미래를 가로막는 것으로, 우리는 규제개선 노력을 꾸준히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삼척시에서는 지원대상 범위를 전기자동차에서 환경친화적 자동차로 바꾼다. 조례 개정으로 수소전기차 등 다른 친환경 자동차를 지자체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삼척시는 현재 강원도 1호 수소충전소를 만들고 있다. 연내 수소전기차 50대를 보급하는 등 수소경제 활성화를 적극 추진한다.


부산은 금융업을 지원하는 서비스업 범주에 블록체인 등 신기술 활용 기술벤처업체를 포함했다. 이 조치로 법무와 회계같은 전통적 서비스 외에도 지원이 가능해졌다. 지난 7월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지정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다.

광주는 광산업을 광융합산업으로 바꾸고 의료바이오, 에너지, 환경 등 Iot(사물인터넷) 기술 접목 산업을 육성한다. 조례 개정으로 해당 신산업들이 광주 광산업 집적화단지에 입주할 수 있게 됐다.

기존산업 관련 지역규제도 과감하게 푼다. 전남 담양군은 전통한옥 개념을 개량 한옥으로 확대했다. 구조와 자재 등을 중심으로 엄격하게 규정됐던 한옥개념을 확대해 한옥산업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제주도는 한라봉티와 알로에즙 등 지역 농수산물 가공식품을 로컬푸드로 인정했다.

농어민과 중소기업·소상공인 경제활동을 가로막던 규제도 해결한다. 복지와 공공인프라 관련 규제를 풀어 사회적 약자 보호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경기 김포시에서는 농기계를 빌릴 수 있는 임차인 자격을 다른 지역 주민까지 확대했다. 지금까지는 김포시에서 농사를 지어도 주민등록이 다른 지자체에 돼 있으면 농기계를 빌릴 수 없었다.

충북 진천군에서는 유망 중소기업 대상업종 규제를 과감하게 풀었다. 사행사업 등 일부 금지업종만 열거하고 나머지 모든 업종을 허용한다.

이밖에도 경기 포천시에서는 교통약자 개념을 65세 이상 고령자에서 임산부, 영유아, 어린이로 넓였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는 공원관리 위탁 운역기관을 시설관리공단으로 정한 규정을 삭제했다.

이련주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은 "이번 방안은 지자체 차원에서 실시하는 첫 네거티브 규제개선"이라며 "하나의 법령개정에 그치지 않고 대표 사례를 모델로 다른 지자체에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