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폭 반등 은행株…"실적·배당 좋아" vs "악재 있어 위험"

금리 하락 등으로 내림세를 타던 은행업종 주가가 최근 반등의 기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단기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해 볼만하다"는 분석이 대체적인데 일부에서는 "경영환경이 좋지 못한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14,120원 ▼80 -0.56%)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 7월18일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탔다.


1만3000원대였던 주가는 지난달 29일 장 중 1만11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 2주간 주가가 반등에 성공하며 1만2000원대까지 올랐다. KB금융 (68,900원 ▼1,300 -1.85%), 하나금융지주 (56,500원 ▼1,100 -1.91%), 신한지주 (43,300원 ▼600 -1.37%) 등도 모두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하향 조정한 것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줘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떨어지면 예대마진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특히 은행업종이 하락하는 구간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세를 보였다. 한국 경기불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은행들의 올해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며 높은 배당수익이 기대된다는 점, 그리고 금리인하 우려가 반영됐다고 해도 주가가 과도하게 빠졌다는 평가가 많다. 은행주 전반이 반등을 시작한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중순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0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상 최대치다.

호실적에 더해 최근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은행들의 평균 배당 성향에 맞추기 위해 배당 정책을 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꾸준히 배당수익률이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교보증권은 신한지주의 배당수익률이 지난해 4%에서 올해 4.2%로 KB금융이 4.1%에서 4.7%로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각각 4.1%와 4.2%에서 4.6%와 6%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은행주 대비 유사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는데도 국내 은행업종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받고 있다"며 은행업종 비중을 확대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금리 하락 우려에도 원화대출금의 꾸준한 증가세에 힘입어 이자수익 증대가 예상되고 매력적인 배당주로 관심이 지속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악재가 전부 해소된 것이 아닌 만큼 조심스러운 투자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먼저 추가 금리 하락 가능성이 치명적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이날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하강 국면에 접어든 국내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한국은행도 올해 안에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 독일 국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논란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불완전판매가 인정되면 투자자들에게 돈을 갚아줘야 한다.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은행을 통한 펀드 판매가 줄어들어 은행 업종의 전반적인 비이자수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금리 하락 추세가 은행 업종 실적에 주는 악영향이 차차 드러날 수 있다"며 "이 밖에 은행 주가는 전체적인 경제를 반영하는 측면이 있는데 경기 불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은행 업종의 유의미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은행 업종 주가의 저평가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현행 금융지주사법에 따르면 연기금은 은행지주회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의 10%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이에 외국인의 은행주 지분율이 과반을 넘는 상황이 발생했고 외국인 매도세로 은행주 약세가 지속된다는 설명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기금 등에 대해 현재의 은행주 보유 제한 규정을 상당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