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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 그런거 관심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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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 2019.09.2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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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 가장 빠른 고령화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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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정부는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고령자의 계속 고용 및 재취업 활성화를 골자로 한 인구구조 변화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서 정부는 기존의 ‘출산율 제고’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인구정책에서 저출산 시대에 대한 적응력 강화라는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선언했다. 이는 역대 정부가 저출산 대책으로 지난 10년간 150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오히려 세계 최저수준인 0.98명(합계출산율 기준) 수준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막상 언론이나 정치권, 그리고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인구 감소에 대한 위기의식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인구가 너무 많다거나 인구밀도가 높은데 좀 줄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주장까지 나온다. 그러나 당장 내년부터 한국 경제에 몰려올 저출산·고령화의 충격을 생각하면 이들이 얼마나 순진하고 어리석은 주장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먼저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17년)'에 따르면, 출생아수(출산율, 기대수명 국제이동은 중위 추계 기준)는 올해 30만9000명인데 반해 사망자수는 31만4000명으로 사망자수가 출생아수보다 많은 '인구자연감소'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는 출생아수는 29만2000명으로 30만명 선이 붕괴되면서 크게 감소하는 반면, 사망자수는 32만3000명으로 늘어난다.

특히 한국 경제에 있어 생산과 소비의 핵심 계층을 이루는 15~64세의 생산연령인구가 올해를 기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내년에는 올해보다 무려 23만2000명이나 줄어들게 될 전망이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증가한 취업자수가 9만7000명에 불과하고, 올해 8월까지 증가한 취업자수도 24만9000명에 그치고 있다. 생산연령인구의 올해 평균 고용률이 66.6%임을 감안하면 내년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취업자는 올해보다 15만5000명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그에 반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올해 768만5000명에서 내년에는 812만5000명으로 무려 44만명이나 늘어나게 되며, 전체 인구에서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4.9%에서 내년에는 15.7%로 크게 상승한다. 그리고 불과 5년 후인 2025년에는 고령인구 비율이 20.3%로 전체 인구 5명 중 1명이 고령인구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더구나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올해 평균 고용률은 32.2%에 불과하며, 이를 고려하면 내년에 새로이 44만명 늘어나는 고령인구 중 14만2000명만이 일을 하고, 나머지 29만8000명은 실업자 또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당장 일도 없고 수입도 없는 고령층 인구가 30만명 가까이 늘어나게 되면 그에 따른 경제적·사회적 부양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인구 자연 감소, 생산연령인구 감소, 고령인구 증가는 노동의 성장기여도를 떨어뜨리고, 생산과 소비 감소 등으로 전반적인 경제성장률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0~2024년 기간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경제성장률은 –0.4%p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2020년 이후 한국 경제는 인구 감소에 따른 성장률 하락으로 1%대의 장기 저성장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정부가 자랑하는 업적 중 하나인 ‘30-50클럽(1인당 소득 3만달러-인구 5천만명)’도 추계 인구가 5000만명 밑으로 떨어지는 2044년 이후에는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으며 상황에 따라 그 시기는 훨씬 더 앞당겨 질 수 있다.

특히 저출산·고령화의 충격은 당장 교육시장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고3 학생이 치르는 2020학년도의 대학입학가능자원은 47만9000여명으로 올해 52만6000명보다 약 4만7000명 줄어든다. 특히 내년 대학입학 정원인 49만7000명과 비교하면 대학교는 약 1만8000명 가량 정원을 채우지 못하게 되고, 5년 후인 2024년에 대학입학가능자원은 현재 정원보다 12만여명이나 작은 37만3000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부족한 정원을 메우기 위해 대학교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발벗고 나설 수밖에 없다. 교육부의 교육통계에 따르면 올해 전체 외국인 유학생 수(재적학생 기준)는 16만명으로 지난해 14만2000명보다 약 12.6%나 증가했고, 4년 연속 10% 이상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초·중·고등학교의 학생수 부족은 훨씬 심각하다. 올해 학교 알리미 공시자료에 따르면, 전국 총 1만1933개 학교 중 139개교는 입학생 숫자가 전무하고, 10명 미만인 학교도 무려 1746개교나 된다. 학생이 줄어들면 학생 1인당 교원수의 감소로 교육의 질적 측면은 향상되겠으나, 결국 이들 학생이 없는 학교는 머지않아 폐교되거나 통폐합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직면해 있다.

한편 올해 유치원 수는 총 8837개원으로 지난해 9021개원 대비 184개원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치원생 수 역시 63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4만2000명이나 감소했다.

인구의 양극화와 고령화로 인한 지역 소멸위험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은 전체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하나 인구의 49.7%(2015년 기준)가 모여있으며 지역총생산액(GRDP)의 49.4%(15년 기준)가 집중돼 있다.

특히 지방에서 수도권으로의 20~30대 청년 인구의 유입이 지속되고 있으며, 2015년 22만7000명에서 2016년 41만700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러한 젊은 인구의 ‘이촌향도’는 수도권과 지방의 인구 양극화는 물론 지역소멸위험까지 높이고 있다. 실제로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소멸 위험단계(소멸위험지수 0.5 미만) 지역은 2020년 94개가 될 것으로 추정되며, 10년 후엔 185개로 거의 전체 지역의 8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멸위험지수가 0.5 미만이면 인구감소로 공동체 붕괴가 우려되는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또한 지방에서 초·중·고등학교 및 대학교의 폐교는 수도권에 비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은 교육환경과 직장을 선호하는 젊은층의 유출로 지방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학교들이 하나둘 문을 닫게 되면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든다. 그 결과 주변 지역 상권과 지역 경제 전체가 침체되면서 인구 유입은 더욱 줄어들고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인구가 더 빠르게 감소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결국 남은 소수의 고령자들이 생애를 마감하게 되면 지방 소도시들은 차례로 '소멸'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0명대의 출산율 그리고 가장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교육 시장과 지역 경제에 이르기까지 붕괴 또는 소멸위기에 처해있다. 그러나 이러한 심각한 인구 문제에 위기의식을 느끼거나 관심을 기울이는 이가 많지 않다. 어쩌면 한국 경제의 진짜 위기는 인구 문제에 대한 전국민적인 무관심일지도 모른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9월 22일 (18: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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