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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살롱]검찰의 '성명불상자 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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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호 기자
  • 2019.09.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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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통상 공소시효 만료 앞두고 적시…최근엔 보이스피싱 범죄 공소장에 종종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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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17일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공소장을 기소 11일 만에 공개했다. 이날 검찰이 국회에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정 교수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표창장을 만들고 총장 직인을 임의로 날인했다고 적시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모습. 2019.9.1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피고인은 성명불상자 등과 공모하여…'

최근 공개된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소장에 적시된 내용이다. 정 교수의 공소장은 단 2장에 불과했다. 통상 공소장에는 피의자의 죄명과 범죄사실이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시된다. 많게는 수십장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정 교수 공소장은 개인신상 정보가 담긴 첫 표지를 제외하면 사실상 A4용지 반매에 그쳤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공소장을 구체적으로 쓰지 않은 이유로 수사가 현재 진행중이라는 점(피의자 및 변호인 측에서 대응논리를 만들기 용이)과 공소시효가 임박했다는 점을 꼽는다.

정 교수는 딸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의혹(사문서위조 혐의)을 받는다. 지난 6일 공소시효 만료를 코앞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이후엔 처벌이 불가능하다) 검찰 입장에선 '성명불상자'를 동원해서라도 공소장을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불특정인을 공모대상으로 적시한데 대해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사실 성명불상자가 공소장에 등장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대표적인게 장기미제사건 관련 수사다. 미제사건의 경우 공소시효 만료 문제와 직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6년 3월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는 성명불상자를 이용해보자는 취지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1991년 3월 26일 발생한 개구리소년 실종 사건의 공소시효(당시 15년) 만료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땐 DNA 채취 기법도 없었다.

그러자 한 검사는 "성명불상자를 피고인으로 해서 기소를 해버리자"고 제안했다. 일단 기소를 해두고 추가로 수사하면서 공소장을 변경하면 되지 않겠냐는 주장이었다. 결국 이 사건은 2006년 3월25일 공소시효가 끝나며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당시 화성연쇄살인사건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 사건은 1991년 3월에 발생, 역시 비슷한 시기에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김욱준(47·사법연수원 28기) 순천지청장은 당시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공소시효가 얼마남지 않은 살인 장기미제 사건의 경우에는 범인 발견 가능성이 있으면 검찰에서 적극 기소하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일단 범인의 유전자정보를 파악해뒀으니 (성명불상자 기소 등의 방법을 썼다가) 향후 유전자감식 정보가 추가 확보되면 동종 전과자랑 대조해보는 방법으로도 범인을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후 살인사건의 공소시효는 2015년 법 개정으로 폐지됐다.

유독 성명불상자가 자주 등장하는 공소장이 있다. 바로 최근 급증한 보이스피싱 사기 범죄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복잡한 구조로 연결돼 있는데다 공모자가 주로 해외에 거주하고 다수라는 점에서 검찰이 '성명불상자'로 적시한다. 주로 국내에서는 현장범들만 잡히고, 중국에 있는 연락책 등 공범들은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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