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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촬·테러 부추긴 ‘문명의 이기’…'드론'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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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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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2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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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클린 2019]⑥‘선과 악’ 경계에 선 드론…사우디 유전시설 공격으로 범죄 악용 우려 고조

[편집자주] 따뜻한 디지털세상을 만들기 위한 u클린 캠페인이 시작된 지 15년이 지났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공유경제 등 급진전되는 기술 진화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것으로 기대되지만, 한편으론 기술 만능 주의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지능화 시대에 걸맞는 디지털 시민의식과 소양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올해 u클린 캠페인은 부작용 없는 디지털 사회와 이를 위해 함양해야 할 디지털 시민 의식과 윤리를 집중 점검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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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은 송전 철탑에 설치돼 있는 OPGW(Optical Ground Wire·광섬유 복합 가공지선) 시설 점검을 드론으로 하고 있다. 전국엔 총 4만2372기 철탑이 설치돼 있는데 철탑 대부분이 험한 산지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사람이 산에 등반한 후 철탑에 올라 육안으로 설비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어려움과 추락사고 위험이 따랐다. 한전 측은 “드론점검을 통해 사람으로 할 때보다 점검시간을 90% 가량 단축했고, 점검 신뢰도도 높였다”고 말했다. 또 연간 약 8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도 얻었다.

# 지난해 7월 12일 오후, 인천시 서구 가좌동 한 아파트 22층 창문 밖에서 드론이 집안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을 입주자 A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는 데 강아지가 거실 창문에 매달려 짖는 것을 보고 밖을 내다보니 20~30대로 보이는 남성이 드론을 조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드론이 신종 몰카 범죄 수단으로 악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정찰 등 군수용으로 개발된 드론이 우리 일상으로 빠르게 침투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지난 14일 새벽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유전시설 두 곳이 여러 대의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된 사태는 드론이 각종 테러에 동원될 가능성을 입증함과 동시에 실생활에서도 각종 범죄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구글 드론 운영 계열사 윙 항공이 다음 달 미국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 테스트를 시작한다/사진=윙 항공
구글 드론 운영 계열사 윙 항공이 다음 달 미국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 테스트를 시작한다/사진=윙 항공

◇택배·보디가드·방역·측량에 하늘택시까지…‘착한 드론’ 생활 곳곳 맹활약=드론은 택배 배달에서부터 방역, 순찰·감시, 건설 부지 측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상업용 드론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용도는 ‘배송’이다. 구글의 드론 운영 계열사인 윙 항공은 다음달 미국에서 드론 택배 테스트를 시작한다. 약국 체인 월그린스 등과 제휴를 맺고 감기약 및 문구류 등 약 1kg 내외 경량 제품을 배송할 예정이다. 미국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 독일 DHL 등 전 세계 전자상거래·물류기업들도 앞다퉈 드론 택배 시스템 개발 및 거점 구축에 속속 나서고 있다.

국내에선 2017년 12월 우정사업본부가 전남 고흥에서 4km 떨어진 섬인 득량도 마을회관까지 8kg의 소포와 등기를 드론으로 배달하는데 성공했다. 섬이나 산간 오지는 우체부가 배달하기 어려워 드론 배송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우정사업본부 드론이 전남 고흥 선착장에서 소포 1개, 일반우편물 25개를 싣고 득량도 마을회관으로 배송하기 위해 이륙하고 있다/사진=우정사업본부
우정사업본부 드론이 전남 고흥 선착장에서 소포 1개, 일반우편물 25개를 싣고 득량도 마을회관으로 배송하기 위해 이륙하고 있다/사진=우정사업본부

드론은 가축 질병 확산을 차단하는 기동 방역에도 일조하고 있다. 파주시 지역농협은 지난 18일 경기도 연천군 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오자마자 드론을 띄워 공중방역을 실시했다.

경찰 대신 순찰·감시업무도 맡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때 ‘드론 경호’가 처음 선보였다. 대통령경호처 소속 경호안전통제단은 드론에 HD(고화질)카메라 및 열 영상 센서를 부착, 경기장 안팎의 경호와 경계를 강화했다. 마약류의 원료가 되는 양귀비 밭 단속, 각종 불법 수렵·채집 행위 단속도 드론이 대신한다. 드론을 통한 건설 부지 정밀 측량 기술 등은 비용 절감과 생산 효율을 높여준다. 대우건설은 다음달 국내 건설사중에선 처음으로 ‘드론 관제 센터’를 설립한다. 센터는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드론을 원격 관리하고 드론이 수집한 측량, 시설물 유지보수, 공정관리 데이터를 종합 수집·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우버가 구상 중인 우버에어의 도심 속 정류장 스카이포트 개념도/사진=우버
우버가 구상 중인 우버에어의 도심 속 정류장 스카이포트 개념도/사진=우버

미래 이동수단으로도 주목 받는다. 미국 차량공유 업체인 우버는 내년부터 호주 멜버른에서 ‘플라잉 택시’를 시험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밖에 드론은 험한 산중에 조난자를 찾아내거나 재난 현장 상황 파악, 통신 취약 지역 중계서비스, 초미세먼지 측정, 양식장 관리 등에도 쓰인다. 미국 항공우주시장 분석업체인 틸그룹에 따르면 상업, 소비자, 정부시스템 등 비군사 분야에서 드론 생산 규모는 올해 49억 달러(약 6조원)에서 오는 2028년 143억 달러(약 1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도촬·테러 부추긴 ‘문명의 이기’…'드론'의 두 얼굴

◇고층아파트 베란다 밖에서 ‘촬칵촬칵’…사람 잡는 ‘나쁜 드론’=문제는 부작용 피해도 적지않다는 점이다.

드론의 미래가 이처럼 장밋빛 같지만, 어두운 면도 점차 그 모습을 드러낸다. 최근 드론 테러로 사우디 정유시설이 대량 파괴되면서 무기화된 드론 테러 공포가 현실화됐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선 불법 드론으로 인한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드론몰카범 조심하세요!' 게시물/사진=뉴시스
'드론몰카범 조심하세요!' 게시물/사진=뉴시스
먼저 드론으로 남의 사생활을 몰래 촬영하는 피해 사례는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6년 7월 제주도 곽지해수욕장 공용샤워장에선 뚫린 천장 위에 드론이 한동안 머물며 몰카를 시도하고 도주한 사건이 경찰에 접수된 바 있다. 드론은 가격이 낮고 쉽게 조작할 수 있어 누구나 이런 도촬 범죄 유혹에 빠질 수 있다.

마약 밀수, 국가 주요시설 위협·테러, 산업 스파이 행위에도 드론이 악용되고 있다. 영국 중부 우스터셔의 교도소에선 폭력 조직 일당이 드론에 마약과 휴대전화를 실어 교도소 내부로 날려보내는 장면이 야생동물 관찰용 카메라에 포착돼 파문이 일었다. 영국 정부는 이 사건 뒤 각 교도소에 ‘드론전파차단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드론은 무엇보다 가공할만한 테러 위협수단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연설하는 도중 폭탄을 실은 드론 2대가 암살 공격을 시도했으며, 예멘반군이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 2곳을 드론으로 파괴하는 일이 벌어졌다. 드론 테러 공포가 현실화된 셈이다.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달 12일, 13일 두 차례에 걸쳐 1급 국가 보안시설 ‘고리 원전’ 일대 상공에 3~4대 드론이 출몰해 군부대와 경찰이 출동해 추적을 벌이는 소동도 빚어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강왕구 박사는 “드론은 크기가 작고, 저고도로 비행해 레이더 추적 및 요격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드론 급증으로 ‘조정거리 이탈로 인한 추락·충돌’ ‘드론과의 충돌에 의한 부상’ 등 안전사고도 증가 추세다. 실제로 올초 1월 8일, 영국 최대 공항인 런던 히스로 국제공항에선 드론이 나타나 항공기 이착륙이 1시간 가량 중단된 바 있다. 일본에선 드론 사고 사상자가 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일본 내 드론 추락으로 발생한 사상 사건이 180여 건에 달한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드론 이용자의 20.5%가 안전사고를 경험했다.

사우디 정부가 공개한 아람코 석유시설 공격에 이용된 드론 잔해들 @로이터=뉴스1
사우디 정부가 공개한 아람코 석유시설 공격에 이용된 드론 잔해들 @로이터=뉴스1

이처럼 드론을 활용한 테러와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불법 드론을 탐지·추적해 무력화하는 ‘안티드론’ 기술 개발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당국의 고민도 깊어진다. 정부는 드론 불법 비행 과태료 인상, 벌점제 도입 등을 검토 중이나 자칫 드론 산업 육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각에선 소유자 실명을 등록하는 ‘드론 실명 등록제’를 도입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는 산업용 드론만 허가 받도록 돼 있을 뿐, 비영리 목적의 12kg 이하 소형 드론은 신고 의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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