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표준 강국' 한국, ISO 이사국 진출 성공

한국이 국제표준화기구(ISO) 이사국으로 선임됐다. 사진은 이사직을 맡는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사진제공=국표원

한국이 국제표준 논의를 주도하는 국제기구인 국제표준화기구(ISO) 이사회에 역대 7번째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16~20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제42차 ISO 총회'에서 한국이 이사국으로 선임됐다고 22일 밝혔다. 1993년 첫 진출 이후 7번째다.

ISO 이사회는 ISO의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는 최고 의결기구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 등 6개 상임 이사국과 14개 비상임 이사국을 합친 20개국으로 구성된다. 임기 3년의 비상임 이사국은 총회에서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이사국으로 선임되면서 한국은 내년부터 2022년까지 ISO 이사국으로 ISO의 정책결정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회원국 순위 7~21위의 15개국으로 구성된 그룹2에서 올해 임기가 끝나는 2개 이사국 자리를 놓고 8개 국가와 경쟁했다. 최종후보국에는 한국, 벨기에, 캐나다, 호주 등 4개국이 이름을 올려 막판까지 득표전을 벌였다.

한국은 신남방 정책 추진에 힘입어 아세안(ASEAN)과 중동, 아프리카지역 국가들의 지지를 받아 캐나다와 함께 이사국 진출에 성공했다.

ISO 이사국 구성도./사진제공=국가기술표준원

국표원 관계자는 "ISO 이사국 재진출을 통해 국제표준화 무대에서 한국의 높은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국제표준화 활동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매년 70여건의 국제표준을 제안하고 200여명의 의장·간사·컨비너 수임을 맡아 왔다. 개도국표준체계보급지원사업(ISCP)을 통해 개도국의 표준화 활동도 꾸준히 지원했다.

국표원이 제품안전, 적합성평가, 무역기술장벽(TBT) 등 표준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도 경쟁국과의 차별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국은 총회 기간 미국,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양자회의를 열고 표준·인증 분야 상호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먼저 미국과 ISO 인공지능(AI) 기술위원회 안에 한국이 제안한 스터디그룹을 신설하는데 협력할 계획이다. 독일과는 표준화 협력채널인 '한-독 표준협력대화'를 출범하기로 하고 11월 첫 회의를 서울에서 열기로 했다.

이사직을 맡는 이승우 국표원장은 "ISO 이사국 선임을 통해 향후 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ISO 이사국으로서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 국제표준화를 선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