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로 보여 美농가 안갔을까…美·中무역협상 10월로 연기

/사진=AFP

미국과 중국 간 실무 무역협상에서 '스몰딜(부분합의)'이 도출되지 못한데다 예정됐던 일정까지 취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대화를 지속해 오는 10월11~12일께에는 고위급 협상을 열어 재차 합의를 시도할 것이란 외신 보도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 뉴욕타임스(NYT)는 사안에 정통한 익명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올 여름 이후 양국 긴장감이 더 놓아졌다 할지라도 양측은 이견 해소를 위해 무역 대화를 지속해 왔다"며 "문제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다음달 고위급 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에 왔을 때 협상에 어떤 진전을 보일 수 있을지다"라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10월 고위급 실무회담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10월10일이나 11일쯤 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협상의 실무회담은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렸다. 실무회담 기간 중 미 무역대표부(USTR)이 437개 중국산 품목에 대해 관세를 잠정 면제키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협상에 진전을 보이는 듯했다.

관세 면제 대상에는 컴퓨터 그래픽 프로세서를 위한 인쇄회로 기판과 개 목걸이, 목재 바닥 합판, 플라스틱 빨대, 미니어처 크리스마스 조명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25%의 추가관세가 부과된 2500억달러(약 300조원) 상당의 중국산 상품군 가운데 일부였다.

분위기가 급랭한 것은 20일 오후 들어서인데 한쥔 중국 농업농촌부 부부장이 이끄는 농업 분야 대표단이 미국 네브래스카주와 몬태나주 농장 두 곳에 대한 방문 일정을 돌연 취소하고 조기 귀국하면서다. 협상이 도중 틀어진 것에 대한 방증이란 관측들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나는 중국과 부분합의가 아닌 '완전한 무역합의'를 원한다"며 "내년 대선 전에 반드시 중국과 무역합의를 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해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 당초 이 실무회담에선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확대 구매, 중국 시장 접근성 개선,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완화 등이 다뤄질 것으로 언론을 통해 전망됐었다.

일단 실무회담 이후 중국과 미국 측이 각각 낸 성명 내용을 살펴보면 지나친 비관론을 일축하는 듯했다.

지난 20일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양일간의 회담 마무리 소식을 전하면서 "중국과 미국이 상호 관심사를 가진 경제와 무역 문제에 관해 건설적 논의를 했다"며 "양측은 또 오는 10월 워싱턴에서 예정된 13차 고위급 회담에 대한 구체적 협의도 신중히 진행한 한편, 관련 사안에 대해 계속 소통을 유지키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21일 로이터에 따르면 USTR도 "양측 협상단이 생산적 대화를 나눴다"며 "미국은 오는 10월 고위급 회담에 중국 대표단을 맞이하길 기대한다"고 짧은 성명을 냈다.

뉴욕타임스는 비관론의 근거가 됐던 중국 대표단의 미국 농장 방문 최소에 대해서는 소식통 중 한명을 인용해 "회담의 어려움 때문이 아니다"라며 "그것(방문)이 언론에 쇼(Circus)로 비춰지고 중국이 미국 국내 정치에 간섭한다는 오해를 줄까봐 취소된 것"이란 견해를 내놨다.

이같은 뉴욕타임스 보도에 비해 미중 무역협상에서 여전히 난항이 예상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로이터는 다른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측이 지적재산권 보호, 강제 기술 이전, 산업 보조금, 기타 무역 장벽 등 핵심 구조 이슈에 관해 그 어떤 새로운 제안을 내놓지 않았다"며 "그 결과 미국 협상단 측은 '그것은 합의에 가깝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대표단을 이끈 랴오민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겸 재정부 부부장(차관급)이 어떤 거래이든 미국의 모든 관세를 제거해야 하고 양쪽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중국의 요구를 펼쳐놨다"고 덧붙였다.

다만 로이터는 또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고위급이 아닌 실무 회담에서는 거래를 하거나 새로운 제안을 제시할 권한들이 없기 때문에 결과의 부족은 드문일은 아니다"라고 전해 협상이 이 자리에서 완전히 결렬된 것은 아니라는 여지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