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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만리장성 방화벽과 궈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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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 2019.09.24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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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10월1일)는 중국 최대의 기념일인 궈칭제(國慶節·국경절)다. 올해는 신중국 건국 70주년이다. 10, 20, 30 이렇게 10년 단위에 의미를 두는 중국문화 때문인지 이번 궈칭제에 중국 정부는 더 성대한 기념식을 준비한다. '중화민국의 위대한 부흥'을 내세운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의 국력을 대외에 과시할 절호의 찬스로 여기는 분위기다.

궈칭제가 돌아오면 베이징엔 몇 가지 뚜렷한 변화가 나타난다. 우선 하늘이 맑아진다. 천안문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이 열리는데 미세먼지가 가득하다면 그만큼 체면을 구기는 일도 없다.

건조한 베이징 기후와 달리 최근에는 비가 제법 내렸다. 중국 정부가 맑은 공기를 위해 인공강우를 시도했다는 음모론(?)도 나온다.

천안문광장을 비롯한 베이징 시내 한복판의 통제가 강화된다. 열병식 준비를 하느라 주말엔 이 근방 지하철과 버스운행은 전면 중단된다. 유명관광지인 자금성의 주말 관광이 어려워진다. 열병식 행사가 열리는 전후 며칠 동안은 천안문 주변에 사는 주민들조차도 자신들의 집에 가는 게 통제되기도 한다. 시민들의 이익이 과하게 침해된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국가적인 행사를 위해서라면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불편 정도로 간주된다. 올해는 차세대 대륙간 탄도미사일, 신형 탱크, 신형 폭격기, 스파이 드론 등 최첨단 무기가 열병식에서 공개되는 만큼 통제가 더 심한 모양이다.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도 더 높아진다. 만리방화벽은 만리장성(Great Wall)과 컴퓨터 방화벽(fire wall)을 합친 용어다.

중국의 인터넷 감시·검열 시스템을 의미하는 것으로 평상시 가상사설망(VPN)을 통해야만 접속이 가능했던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WSJ) 같은 서방매체의 접근이 불가능해졌다. 홍콩시위 관련 보도를 쏟아내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물론이거니와 우리나라 사이트의 경우 네이버블로그, 다음 등의 접속이 어렵다.

우리로선 이해하기 어렵지만 중국의 인터넷 통제는 늘 있었던 일이다. 최근 시 주석이 인터넷 안전주간을 맞아 "통제 가능하고, 개방된 인터넷을 견지하라"고 지시하면서 올해는 강도가 더 높아졌다.

시 주석의 말대로 중국사회는 '통제'와 '개방'이라는 극과 극의 단어가 묘하게 뒤섞여 있는 듯하다.

14억 인구의 인터넷을 통제하는 것이 가능해 보이진 않지만 중국 정부는 끊임없이 통제를 시도하고 있다. 한편으론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필수인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조기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제조업 성장에 한계를 느낀 중국이 4차 산업혁명으로 나아가고자 하는데 5G는 이에 가장 중요한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정보통신 기술은 다른 나라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통제의 벽을 쌓는 것은 고속도로를 깔아 놓고 차 한대 한대를 모두 통제하는 꼴이다. 시간이 갈수록 고속도로는 더 길어지고 넓어지고, 차들의 속도는 빨라질 텐데 중국 정부는 이에 맞춰 더 강한 통제에 나설 태세다. 4차산업혁명이 꽃을 피우게 되면 모순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다.

과거의 영국이나 현재의 미국은 사회를 개방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세계 패권을 거머쥐었다. 그럼에도 중국은 통제와 개방을 통해서도 성장이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역사에서 합리성이나 보편성을 뛰어넘는 성공모델은 아직까지 없었다.

[광화문]만리장성 방화벽과 궈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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