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로 향하는 '조국 수사'…윤석열, '속도전' 주문

조국 법무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안정치연대 박지원 의원을 예방한 뒤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검찰의 '조국 수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을 향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에 대한 사상 첫 압수수색을 실시한 데 이어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소환 조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의 후유증을 우려해 "수사를 빨리 마무리지으라"며 속도전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조 장관 자택과 자녀들이 지원했던 법학전문대학원들에 대해 잇따라 압수수색에 나섰다.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받는 검찰이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조 장관 친인척과 배우자를 중심으로 수사에 집중해온 것과 달리 이번 압수수색은 조 장관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조 장관을 향해 제기됐던 의혹들과 관련, 첫 압수수색에 나선 이후 조 장관 주변인들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수사해왔다. 이 과정에서 사모펀드 운용사 실소유주로 지목됐던 조 장관 5촌 조카가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횡령·배임, 업무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약 70군데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조 전 장관 동생의 전처 자택을 압수수색한 바 있으나 조 장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은 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해 뒤로 미뤄졌다. 그러나 최근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자녀들의 입학 관련 문서 위조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급진전되면서 정 교수뿐 아니라 조 장관까지 포함해 수사망을 좁혀간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조 장관에 대해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한 공직자윤리법 위반과 자녀의 서울대 법대 인턴활동증명서 허위 발급 의혹, 증거인멸 방조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조 장관 은행 계좌 등에 대해 추적도 시도했으나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돼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에 대한 수사로 치달으면서 한달 보름 정도 흘러온 '조국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윤석열 총장은 조 장관 관련 수사와 관련해 "빠르게 진행해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정치권을 비롯해 온 나라를 흔들고 있는 수사가 너무 길게 진행될 경우 국민들과 국가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대검 간부는 "검찰 수사 결과 죄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빠르게 수사를 마무리해 이로 인한 혼란을 줄여야 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검찰은 우선 관련 의혹에서 핵심 역할을 한 정 교수를 이번주 24일이나 25일 불러 조사한 후 신병 처리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6일 정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전격 기소했다. 공소시효 만료를 고려해 소환 조사 없이 기소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이후 정 교수에 대한 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검찰은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증거인멸 교사 등 정 교수에게 제기된 다양한 의혹들을 폭넓게 수사한 뒤 정 교수 소환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에게 적용되는 혐의는 사문서 위조를 비롯해 자본시장법 위반, 공직자윤리법 위반, 횡령·배임, 증거인멸 교사 등 3~4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같은 혐의들을 바탕으로 정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 방안도 조심스럽게 검토 중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정 교수가 이 혐의들에 대해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로 수사가 철저하게 이뤄졌다며 만약 영장을 청구한다면 발부될 것으로 자신하는 분위기도 흘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