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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에도 채권에 투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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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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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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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글로벌 금리 인하 도미노…이젠 마이너스 금리 시대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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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RB)는 지난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현행 2.00~2.25%에서 1.75~2.00%로 0.25%포인트 낮췄다. 지난 7월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 금리를 인하했는데, 이는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와 글로벌 경제 침체 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런데 보통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위험자산에 속하는 주식시장은 환호하면서 상승장을 나타내야 할 텐데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한 직후 다우지수는 오히려 200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FOMC에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50bp(0.5%)이상 큰 폭의 금리인하를 요구하면서 미리 시장의 기대감을 높여놓은 탓도 있지만 이날 연준이 내놓은 통화정책 성명서나 연준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 점도표 등에서 향후 금리의 추가 인하 신호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연준의 통화정책이 충분히 '비둘기'적이지 않다는 실망감이 시장을 지배했다. 이후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파월과 연준이 다시 한번 실패했다"며 "배짱도 없고, 센스도 없고, 비전도 없다. 끔찍한 의사 전달자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약화되면 더 폭넓고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는 발언과 자금시장의 안정을 위해 양적완화 조치를 재개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히고 난 뒤에야 주식시장은 안도감을 찾고 다우지수는 0.13% 오르며 마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와 시장에서 나타난 일련의 반응들은 미국과 전세계 글로벌 금융시장에 다시금 저금리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시사해준다.

실제로 연준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뉴질랜드, 인도, 태국도 차례로 기준금리를 낮추며 금리인하 대열에 가세했다. 특히 인도중앙은행(RBI)은 기준금리를 기존의 5.75%에서 5.40%로 0.35%포인트 인하했는데 올해 2월, 4월,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낮춘 데 이어 올해만 벌써 네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더구나 올해 3분기 들어 금리인하를 실시한 것은 미국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16개국에서 무려 24차례에 달한다. 상반기에 금리를 인하한 국가들 사례가 모두 10번(1분기 1번, 2분기 8번)도 안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들어 금리인하 대열에 동참한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현재 수준의 금리로는 침체일로에 있는 경기를 부양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총괄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우 지난 12일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지만, 시중은행이 ECB에 단기자금을 맡기고 받는 예금금리를 연 -0.4%에서 -0.5%로 0.1%포인트 인하했다. 일본중앙은행(BOJ) 역시 2016년부터 마이너스 금리에 진입해 -0.1%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는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초과지준(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시중은행이 자금을 중앙은행에 유치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동시에 대출을 권장해 통화량 확대와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키기 위한 일종의 고육책이다. 최근 문제가 된 DLF(파생결합펀드), DLS(파생결합증권)의 경우도 따지고 보면 기초 자산인 독일 국채금리가 행사가격 금리 수준(-0.2%)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가 0%대 혹은 마이너스 금리에도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기대감 또는 금리인하 요구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는 부진한 경기 대응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투자규모가 큰 채권투자가들의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채권투자가들은 이자수익보단 현재 보유한 채권을 트레이딩(매매)함으로써 얻는 매매차익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러다보니 채권가격이 오르는 것(=반대로 채권수익률(금리)이 떨어지는 것)을 더 선호한다. 따라서 0% 혹은 마이너스 금리 수준임에도 시장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요구와 기대가 여전히 높은 것은 바로 이러한 채권투자가들의 기대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채권은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마다 안전한 자산으로 꼭 보유할 수밖에 없는 자산이다. 따라서 채권에 투자하고 트레이딩하는 투자자들의 규모는 경기가 침체되고 부진할수록 더 늘어나게 된다. 채권금리가 아무리 마이너스라고 해도 앞으로 금리가 더 내려간다는 확신과 기대가 있다면 현 시점에서의 채권 투자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많아지고 트레이딩을 통한 차익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그러나 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해 지속된 저금리 상황으로 전세계 은행에서 감원된 인력이 6만명에 달하며 이중 90%는 유럽계 은행으로 나타났다. 특히 독일은 현재까지 전체 감원 인력의 38%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는 2022년까지 1만8000명의 임직원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은행 인력 구조조정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는 기본적으로 마이너스 금리 상황에서 은행들은 대출을 통한 수익 창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수출 경기가 큰 부진에 빠진 독일 기업들의 수익성도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독일계 은행들의 경고음은 더욱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역시 금리 인하에 따른 충격이 만만치 않다. 금리가 인하될수록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떨어지는데, 과거 계약한 상품의 이율은 상대적으로 고금리가 되는 탓에 역마진이 발생하게 된다. 게다가 보장성 보험료는 올라가고 장기저축성보험은 환급금이 줄어들게 되므로 보험상품에 대한 매력이 떨어져 판매가 부진하게 된다. 결국 은행과 보험업계는 지속적인 저금리와 금리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금융 부실에 빠져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아랑곳없이 채권투자자들의 탐욕스런(?) 금리인하 요구와 압력은 계속되고 있고 이는 마치 블랙홀처럼 빠져나오기 힘든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만약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금융시장에서 더 많은 수익을 얻는 방법은 남보다 앞서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9월 26일 (17:46)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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