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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0%대'까지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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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 2019.09.3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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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글로벌 금리 인하세 지속되고 내년 한국 경제가 올해보다 더 나빠진다면…금리 인하는 이미 시장의 대세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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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지난해 금리 인상에 나섰던 미국 연준도 올해에만 벌써 두 차례나 금리를 인하했고, 시장에서는 올 연말과 내년에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중앙은행은 -0,1%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고, 유럽 중앙은행도 이미 마이너스 금리 상황에서도 경기가 다시 침체될 기미를 보이자 양적완화 카드를 다시 꺼내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행도 지난 7월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에 앞서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깜짝 인하했다. 물론 당시 7월 말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가 너무나 확정적이었던 배경도 있지만, 어쨌든 매번 미국의 통화 정책에 후행하는 모습만 보였던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깜작'이라고 말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점은 한은이 향후 통화정책 스탠스를 어떻게 취할 것인가에 있다. 그 전에 미국 연준의 스탠스를 살펴보자. 미 연준은 지난 통화정책회의에서 FOMC 위원들 사이에서 이견이 있었고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다소 ‘매파적’인 입장을 내비쳤지만, 큰 틀에서 보면 금리 인하 스탠스로 돌아선 상황은 분명하다.

지난 12일 미국 CNBC보도에 따르면 금융시장에서 올해 0.25% 포이트씩 두 차례의 인하 조치를 포함해 총 3차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으며, 내년에도 금리 인하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심지어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경우 올해 12월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하고 내년에도 0.25% 포인트씩 4차례에 걸쳐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이렇게 되면 현재 1.75~2.00%인 연준의 기준 금리가 거의 제로 금리 수준까지 낮아진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은 금통위원들은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지는 것에 관해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연준의 통화정책을 지켜본 후 결정하거나 정부의 재정정책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더욱이 물가상승률도 지난 2∼3년간 점진적으로 하락해 한은의 목표 물가 수준인 2%를 크게 밑도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의 동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그렇다고 해서 한은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무작정 따라 나설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급등한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누그러뜨리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계부채를 근근이 억제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자칫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고 대출 수요가 다시 늘어나 가계부채 불안을 재차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계부채는 이미 1550조원을 넘어섰다.

더구나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고조되고 세계 교역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기업의 투자심리까지 이미 얼어붙은 상황인지라 한은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가져올 경기부양효과는 예상보다 미미할 수 있다. 오히려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환경이 부채 이자도 갚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들을 양산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주장도 있다. 저금리가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정리되었을 기업들이 저금리 혜택에 기대어 연명하고 있다는 경고 섞인 지적인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대출 이자조차 상환이 어려운 한계기업은 2018년 기준 3236곳으로 전년의 3112곳 대비 124곳(0.5%포인트)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한계기업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으로 3년 연속 이자낼 돈도 못 번 기업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당장 저금리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추가적으로 인하되면 대출을 통해 수익을 벌어들이는 은행의 수익성은 큰 폭으로 떨어지게 된다. 경기 부진에 대한 불안심리가 높은 탓에 투자를 위한 기업의 대출 수요도 부진하고, 대신 정기예금 등으로 몰려드는 예금자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올해 1월 평균 2.14%에서 6월에 이르러 평균 1.98% 수준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꾸준히 증가해 잔액 기준으로 약 652조원에 달하며, 지난 연말 대비 53조5493억원이 늘었다.

금리가 인하되면 보험사들의 수익성에도 적신호가 켜진다. 보험사의 대출채권 등 자산운용에 대한 수익률은 떨어지는데, 과거 계약한 상품의 이율은 상대적으로 고금리가 되는 탓에 역마진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보장성보험의 경우 보험료는 올라가고 저축성보험은 공시이율이 떨어져 환급금이 줄어들게 되므로 보험상품에 대한 매력이 떨어져 판매 부진에 빠질 우려도 있다.

이렇게 경기 부양효과도 불확실하고 좀비기업만 양산하는 동시에 은행 및 보험사들을 한계상황으로 내몰 수도 있는데 기준금리 인하를 무턱대고 추진했다가 부작용만 커지고 향후 한은의 정책 대응 여력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에서 가장 경제상황이 양호한 경제대국인 미국에서조차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심지어 현재 우리보다 높은 미국의 금리가 더 낮아져 심지어 제로금리까지 갈 수 있다는 시그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현재 그동안 꾸준히 낮아져 이젠 2% 중반도 못되는 저조한 잠재성장률과 0%대에 머물고 있는 저물가, 그리고 부진한 수출과 투자로 이미 경기수축 국면에 진입한 한국 경제 상황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하로도 정책 대응이 부족할 수 있다.

지난 26일 LG 경제연구원은 '2020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도 수출둔화 여파로 수익성이 낮아진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줄이면서 내수경기에도 부진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올해 성장률을 2.3%에서 2.0%로 하향 조정하고, 내년 성장률은 그보다 더 낮은 1.8%로 전망했다. 한마디로 내년 한국 경제가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얘기다.

올해 한은의 통화정책회의는 오는 10월과 11월 2번 남았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최소한 한 차례 정도는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그렇게 되면 기준금리는 1.25%로 역대 최저치와 동일한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만약 내년에도 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된다면, 그리고 LG 경제연구원의 전망대로 내년 한국 경제가 올해보다 더 나빠진다라고 하면 한은도 기준금리를 1.25%에서 추가로 인하해 0%대로까지 낮출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9월 29일 (18:15)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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