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거스러미 입으로 뜯었다간…

머니투데이

정단비 인턴

사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제공

# 건조한 가을 손톱 밑 거스러미가 자꾸 마음에 걸리는 김 대리. 김 대리는 거스러미를 떼기 위해 엄지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가 뜯었다. 손톱 밑에 살짝 피가 맺히고 따끔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도 넘어갔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 엄지 손가락이 탱탱 부어오르면서 찌릿한 느낌이 나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손톱 거스러미 입으로 떼다간 '큰 코'

김 대리는 가을마다 손톱 주변이 지저분해진다. 김 대리처럼 건조한 가을에는 손톱과 발톱 주변 살갗이 가시처럼 얇게 터져 일어나는 사람이 많다. 이 가시처럼 얇게 터져나온 것을 '거스러미'라고 부른다. 김 대리처럼 손톱 주변 거스러미를 입으로 떼다간 생인손이라고 불리는 조갑주위염에 걸릴 수 있다.

손톱 거스러미를 제거한 뒤 손가락이 욱신거리고 부어올랐다면 조갑주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조갑주위염은 손톱, 발톱 주변이 붓고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열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심한 경우 통증과 누런 고름이 찬 농포가 생긴다. 대부분 손발톱 주변의 거스러미를 잡아 뜯거나 손톱을 물어뜯어서 혹은 저절로 뜯겨나간 피부 틈 사이로 균이 들어가 발생한다.

사진 = 이미지 투데이 제공

◇소독된 손톱 깍기로! 맨손 설거지도 위험

조갑주위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입이나 손가락으로 거스러미를 떼어선 안 된다. 거스러미가 거슬린다면 알콜 솜으로 소독한 손톱깍이로 거스러미를 짤라야한다. 이때 손목 방향으로 짜르는 것보다 손끝 방향으로 짜르는 것이 주변 조직을 덜 손상시킬 수 있다.

가장 좋은 조갑주위염 예방법은 거스러미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거스러미는 건조할 때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손톱 주변을 항상 촉촉하게 유지시키는 것이 좋다. 손을 씻을 때마다 핸드크림, 핸드오일 등의 사용을 추천한다. 또한 주방용 세제는 손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설거지할 때 고무장갑을 끼는 것이 좋다. 네일을 자주 관리하는 경우에도 거스러미가 생기기 쉽다. 일반적으로 네일을 지울 때 사용하는 네일 리무버는 손의 유수분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큐티클 정리를 지나치게 자주하는 경우나 비타민, 단백질 등 영양 섭취가 부족할 때 발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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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을 느낄 때 병원으로

조갑주위염은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도 있지만 감염이 심해지면 손발톱이 빠질 위험도 있다. 또한 세균에 감염되어 봉와직염으로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김양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조갑주위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대부분은 위생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거스러미를 제거하거나 발생한 상처를 소독하지 않고 방치해 악화된 경우가 많다"면서 "거스러미를 끝까지 무리해서 제거하거나 입으로 제거하려고 하지 말고, 통증이나 열감, 부종이 있을 경우 지체하지 말고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