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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집값과 출생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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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주 기자
  • 2019.09.30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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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수 있는 집이 없는데 어떻게 아이를 낳겠어?”

얼마 전 만난 친한 친구가 속내를 털어놨다. 결혼한지 4년이 지난 친구는 아직 아이가 없다. 딩크족(아이를 낳지 않는 맞벌이 부부)을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업무 스트레스로 임신이 잘 안되는 데다 고공행진을 하는 서울 집값을 보자니 아이 낳기가 점점 더 무섭다는 얘기였다.

역대 최저 수준의 출생률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까지 40개월째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부동산 문제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변변하게 물려줄 집 한 채 없이 아이 낳는 게 두려운 사람은 친구 뿐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새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서울에 분양된 고가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산 연령대가 의외로 30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 9월~2019년 7월 서울의 분양가 상위 10개 아파트단지를 분양받은 이의 40.8%가 30대였다. 20대도 67명으로 적지 않았다.

해당 아파트의 분양가는 결코 싸지 않다. 10곳 중 8곳이 3.3㎡당 4000만원을 넘는다. 주로 서울 강남권 단지로 총 9억원 이상이어서 중도금 대출 규제 대상이다. 아파트를 청약받은 2·30대 대다수가 신혼·청년 특별공급이 아닌 일반공급으로 당첨됐다. 아무리 월수익이 많은 전문직이라도 단기간 내 9억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하기 어렵다. 주로 재산을 물려받은 ‘금수저’들이 청약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달 강남구 삼성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라클라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벌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단지는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5억~10억원 저렴해 ‘강남 로또’로 불렸다. 하지만 13억~16억원대에 달하는 분양가에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 최소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현금부자’만 더 부자가 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런 부동산을 통한 ‘부의 대물림’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불러왔다. 이같은 ‘부를 물려주지 못할 바에야 자식을 낳지 않는 게 낫다’는 심리로 이어지고 있다.

좀 더 현실적이고 세심한 정책을 정부에게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인 걸까.
박미주 기자/사진 제공= 박미주 기자
박미주 기자/사진 제공= 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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