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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의 思見]당신은 누구 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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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희 사회부장
  • 2019.10.0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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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사회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너는 누구 편이니?”

 요즘 웬만한 모임에 나가면 ‘법무장관 조국 vs 검찰총장 윤석열’ 중 어느 쪽에 설 건지를 강요하는 질문들을 많이 받는다.

 양비론을 펼치면 회색분자라는 낙인이 찍힌다. 그러다가 어느 한쪽에 설라치면 ‘과거의 자신’과 싸우는 ‘오늘의 자신’을 마주하고 당혹해 하기도 한다.

 과거 쉽게 비난의 화살을 날렸던 주제에 대해 온몸을 던져 방어하거나, 과거엔 아무렇지도 않다고 했던 문제에 쌍심지를 켜고 비난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여야가 다르지 않다.

지난 두 달간 대한민국을 뒤흔든 ‘조국 정국’은 ‘논리 상실의 시대’를 불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이 ‘그때는 맞고(틀렸고), 지금은 틀렸다(맞다)’로 귀결된다.

 기실 현 사안은 ‘정의와 공정이 누구의 편’인가의 문제도 아니고, 보수와 진보의 이념충돌도 아니다. 그냥 “내 편이냐 네 편이냐”에 따라 논리와 정의가 달라지는 형국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화두가 ‘공정과 정의’이고, 이를 구현하는 도구로써 법무부와 검찰, 경찰이 있고, 그 중 검찰의 권력이 비대해져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어느 정권이든 자신들이 칼자루를 쥐고 있을 때는 그 검찰이라는 칼을 놓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래서 오랜 기간 정치검찰이 있었고, 알면서도 묵인했고 그 권력이 비대해져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는 게 현실인식이다.

 최근 윤석열호에서 새로 직을 맡은 검찰 인사를 잠깐 본 적이 있다. 초면에 그에게 정치검찰을 비판한 영화 더킹(The King, 2017년 개봉, 주연 정우성 조인성)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언뜻 본 듯하다”는 그는 “지금은 (배우 정우성이 역할을 맡았던 한강식 부장검사와 같은) 그런 정치검사는 없다”며 “헌법주의자인 윤 총장의 뜻도 그렇다”고 말했다.

 대선이 다가오면 캐비닛 속에 묻어뒀던 사건을 들추어내서, 여야에 줄을 대며 선거판을 좌지우지하며 “태수야(배우 조인성), 안보이니 내가 역사야, 이 나라고…!”를 외치며 ‘왕(킹)’을 자처하던 ‘정치검사 한강식’은 현실에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래서 기자는 “어느 시대건 정권이 아닌 국민만 보고 가시라”는 어줍잖은 훈수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몇 사례를 보면 최소한 윤 총장이 어떨지는 몰라도, 검찰 내부에는 여전히 이를 즐기는 또 다른 ‘한강식 부장’의 잔재가 남아 있는 듯하다.

 자기 입맛에 맞는 언론에 정보를 흘리기도 하고, 다가올 정권에 맞춰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여론을 이끄는 폐습을 아직 완전히 못 버린 듯하다.

빌미는 그동안 학자로서 ‘정의의 수호자’처럼 SNS 등을 통해 말해왔던 조 장관이 실상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데서 왔다. 그래서 ‘왜 조국이 아니면 안되는지’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과도한 권력에 대한 국민적 통제가 필요해 문재인 대통령은 그 도구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택했고, 그와 합을 맞춰 개혁론자로 조국 장관을 임명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겨우 한달여 전인 7월초 국회 청문회에서 여권이 그렇게 지키려 했고, 야권이 그렇게 낙마시키려 했던 윤 총장을 대하는 지금의 태도다. 여야 모두 어제의 자신을 부정하는 모습이다. 이젠 보편적 진리와 논리는 그렇게 중요치 않게 됐다.

정치가 실종되고, 편을 갈라 타협 없이 어느 한쪽에 서기를 요구하는 사회는 ‘공정과 정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오동희 부국장겸 사회부장
오동희 부국장겸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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