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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목(同想異目)]불완전 판매, 불완전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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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우 더벨 편집국장
  • 2019.10.02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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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동양그룹 사태가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당시 그룹 총수와 경영진의 모럴해저드에 대한 비판여론과 함께 동양그룹 회사채·CP(기업어음)을 매입한 투자자의 피해가 연일 톱뉴스를 장식했다. ‘불완전판매’ 이슈가 전국 단위로 가장 핫하게 떠오른 것도 이때가 아닐까 싶다. 그룹의 위기를 알고도 판매한 동양 오너·경영진의 법적 책임, 감독당국의 책임론과 별개로 ‘위험성’을 알고도 투자한 이들을 어느 선까지 보호해야 하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불완전판매로 손실을 본 투자자에 대해선 구제조치가 필요하지만 ‘유동성 확보가 불확실하고 지급보증하지 않는다’는 투자설명서 문구를 ‘고금리’와 맞바꾼 행위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더구나 당시 손실을 본 투자자의 절반 이상이 과거에도 동양그룹 채권을 산 이들이었다. ‘정말 잘 모르고 산’ 억울한 피해자도 있지만 고금리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미 맛본 수익의 달콤한 유혹을 떨치지 못한 투자자도 상당수였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한번 나쁜 선례를 남기면 앞으로도 ‘투자 손실’을 메워달라는 요구가 빗발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다.
 
판매자의 ‘사기성’이 명백한 만큼 투자자들의 절규가 훨씬 더 설득력 있었지만 어쨌든 당시 사태는 ‘투자자의 책임범위’를 공론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고금리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높였다. 그렇다고 이후 불완전판매 이슈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하이리스크, 하이리턴’(고위험, 고수익)을 좇는 투자자가 자취를 감춘 것도 아니다. 관리·감독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모든 판매행위에 ‘근거’를 남기면서 리스크를 줄였지만 ‘손실’에는 늘 크고 작은 분쟁이 뒤따른다.
 
2019년, 이번엔 첨단(?) 파생상품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영국과 미국의 CMS(스와프금리), 독일 국채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F(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가 금융권을 강타했다. 이 상품을 판매한 은행들은 역시나 불완전판매 이슈로 몰매를 맞고 있다. 이 상품이 얼마나 위험했는지는 그 결과가 말해주니 은행권은 냉가슴을 앓는다. 최소가입금액 1억원은 서민들은 쉽게 가입할 수 없는 목돈인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도 좀 더 냉철한 검토가 필요했지만 그러기엔 상품구조가 복잡하거나 리스크가 추상적이다.
 
상품을 설계한 쪽은 리스크를 알고 있겠지만 이를 팔거나 사는 이들은 서로 ‘별로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 포인트다. 어떤 은행원은 이런저런 이유로 퇴직한 선배에게 자신 있게 목돈(퇴직금)을 맡기라고 권유했다. 실적도 실적이지만 진정으로 선배를 위해서였다. 은행 후배가 권하는데 무슨 리스크가 있겠냐고 생각했을 수 있다. 직전에 손실이 난 적도 없다. 첨단상품이니 리스크도 첨단으로 차단했을 것으로 봤다. 재투자 비율이 절반이 넘고 비슷한 유형의 다른 상품 가입자가 80%에 달했다고 한다. 파는 쪽은 당당했고, 사는 쪽도 구조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
 
판매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를 옹호하려는 것도, ‘모든 투자는 투자자의 책임’이란 원론을 강조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고금리의 과실은 내가 누리고 손실은 금융회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불완전매입’ 정서에 대해서는 역시나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동양사태가 그랬듯이 ‘상품의 첨단화’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불완전판매를 막는 더 세밀한 조치와 함께 투자자들의 불완전매입에 대한 경각심을 키운다면 그래도 남는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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