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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스타트업투자 활성화한다더니"…호텔로 팔리는 롯데액셀러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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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훈 기자
  • 2019.10.0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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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공정위 금산분리 규제로 국내 최대 CVC 롯데액셀러레이터 지분 호텔롯데로 매각, 투자활성화 시책과 어긋나 비현실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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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롯데액셀러레이터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이 서비스를 시연하는 데모데이뒤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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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스타트업투자 활성화한다더니"…호텔로 팔리는 롯데액셀러레이터
롯데지주 (36,900원 상승950 2.6%)가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인 롯데액셀러레이터 보유지분을 호텔롯데로 매각한다. 일반지주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는 공정거래법 규제를 피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대기업의 창업혁신투자를 촉진하겠다는 정부시책과 배치되는 비합리적 규제의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금주말 또는 내주초 이사회를 열고 롯데액셀러레이터 보유지분 9.99%를 호텔롯데로 넘길 예정이다. 매각액은 25억원 가량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2017년 10월 지주사로 전환했다. 이 때문에 일반지주사의 금융계열사 지분 보유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2년이 되는 오는 11일까지 금융계열사 지분을 정리하지 않으면 과장금을 부과받는다. 앞서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롯데캐피탈을 매각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롯데액셀러레이터는 롯데지주 계열사로 분류돼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19.99%로 최대주주이며 호텔롯데가 19.99%,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이 각각 9.99%를 보유한다. 매각이후에는 일본롯데가 대주주인 호텔롯데의 계열사로 바뀐다.

그동안 롯데지주는 롯데액셀러레이터 지분처리를 두고 고심해왔다. CVC는 대기업이 투자하는 벤처캐피탈로 해외에서는 활성화돼 있지만 국내에는 각종 규제에 묶여있다. 롯데액셀러레이터 역시 롯데그룹을 대표하는 CVC인 만큼 지주 계열사로 있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대기업 계열사의 자본과 다양한 사업경험, 네트워크,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고 대기업도 다양한 스타트업으로부터 민첩성과 혁신성을 배워 기존 사업을 활성화하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실제 롯데액셀러레이터는 국내 창업보육, 투자회사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혀왔다. 특히 롯데계열 유통, 화학, 식품 업체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의 기술을 자사에 시범적용하는 방식으로 사업화 실례를 제공해 대기업과 스타트업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모범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롯데액셀러레이터 주도로 롯데 계열사와 KDB산업은행이 참여하는 627억원 규모 '롯데-KDB 오픈이노베이션펀드'를 조성해 운영자산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규제에 발이 묶여 편법적인 지분 매각을 고민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이때문에 일반 금융사와 같은 여수신 기능이 없는 CVC의 경우 금산분리 규제에서 예외로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미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그러나 물리적 국회일정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반대로 법안의 이번 회기내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공정위는 금산분리라는 대원칙이 흔들릴 수 있고 특혜시비를 우려해 지주사의 CVC허용에 반대한다. 대신 '벤처지주회사' 등을 내세우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있다.

결국 그동안 법안처리를 기대하던 롯데지주는 시한에 쫒겨 호텔롯데에 지분을 넘기기로 했다. 신동빈 회장의 창투사 육성 의지가 강하고 롯데그룹의 자원과 인프라를 활용하는 CVC의 특성상 그룹 외부 매각도 여의치않아 호텔롯데로 매각처를 정했다.

이렇게되면 호텔롯데는 30%가량의 지분을 확보해 롯데액셀러레이터의 최대주주가 된다. 그러나 호텔롯데 역시 상장 뒤 롯데지주와 합병수순을 밟아야해 지분을 또다시 매각해야한다. 만약 그때까지도 제도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최근 일본롯데홀딩스 계열사로 팔린 롯데캐피탈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이날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이 롯데액셀러레이터 임원을 증인으로 신청한 것도 이때문이다. 백 의원은 대기업의 스타트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CVC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롯데쪽 의견을 청취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국가적 과제로 혁신경제와 스타트업 육성이 시급한데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창업생태계 조성 의지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지분을 호텔롯데로 넘긴다해서 투자에 제약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법제도의 미비로 편법적 지분매각을 택해야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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