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김현미 "규제 때문에 집값 오른 것 아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와 소관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 하고 있다./사진= 뉴스1

올해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선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야권에선 규제가 집값을 올렸다고 주장했고,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를 부인하며 민간택지 내 분양가 상한제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장관이 아파트 평당(3.3㎡당) 가격이 1억원이 되는 걸 막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했다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말했는데, 상한제 발표 이틀 뒤 실제 강남에서 평당 1억원짜리 거래가 이뤄졌다"며 정책이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1999년 이후 서울 주요 34개 아파트 값 추이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이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전날 정부가 민간택지 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사실상 6개월 뒤로 유예한 것을 두고도 지적이 이어졌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동산 보완대책 발표와 관련 언론에서는 부동산 시장 정책이 후퇴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후퇴한 건 아니다"며 "재개발, 재건축 등 투기수요가 있는 부분에 대한 정부 규제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10월 말 시행령 개정 직후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언제든지 지정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과열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더 강력한 안정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2007년 분양가 상한제 적용 이후 많은 분양이 이뤄졌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기존 시장 가격을 끌어올리는 행태가 반복돼 그걸 차단하는 게 목적"이라고 부연했다. "규제 때문에 집값이 오른 게 아니라 집값이 올랐기 때문에 규제를 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주택 매매가격이 3.3㎡당 1억원이 되는 걸 막겠다는 말했다는 것은 라디오 스크립트가 잘못 전해진 것이라며 "아파트 분양가격이 3.3㎡당 1억원까지 오르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와 소관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 하고 있다./사진= 뉴스1

아울러 김 장관은 국감장에서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까지는 총선에 출마한단 생각"이라고 밝혔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는 배경을 묻는 이헌승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는 "북미 관계가 풀리면 내년 (남북 철도·도로) 사업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밖에 △내년 3월 공공기관 추가 이전 여부 결정 △산하기관 친인척 채용 비리 자체 감사 실시 △수서발고속철도(SRT) 전라선 투입 △영공 통과료 체계 개편 검토 △경기도 철도교통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한편 이날까지 국토위 의원들은 국토부 국감을 위한 증인 채택을 확정짓지 못했다. 야당 측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증인 채택을 신청했지만 여당 반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민경욱 의원은 질의에 앞서 "민주당이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망각하고 증인 출석 요구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단 한 명의 증인도 채택하지 못한 채 국감이 시작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 조국 장관 일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있는 가로등 점멸기 업체 '웰스씨앤티'가 국토부 도시경제과에서 진행하는 스마트시티 사업 과정에서 특혜를 입은 의혹을 받고 있다. 국토위 국감을 받는 서울시의 지하철 공공와이파이 사업 또한 조 장관 일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