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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낸시 펠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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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 2019.10.04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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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하원 의장 낸시 펠로시는 지난 9월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절차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1868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 그리고 1974년 탄핵 직전에 사임한 리처드 닉슨에 이어 네 번째 대통령 탄핵의 주인공이 됐다.
 
펠로시는 트럼프에게 거침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대통령과 정면 대립하는 것은 피해왔다. 역풍의 우려가 없을 만큼의 확신이 없으면 탄핵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과거 클린턴 대통령이 하원의 탄핵 결의에도 화려하게 재기한 사례도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이번에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에서 정적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우크라이나에 사업체가 있는 그 아들의 비리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 내부고발자에 의해 밝혀지자 태도를 바꾸었다.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이 마음을 돌렸고 펠로시는 단호히 탄핵 추진을 결정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조사에 자신의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현직 법무장관 윌리엄 바가 협조토록 하겠다는 말까지 했다. 그리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4억달러의 군사원조를 중단해버렸다. 이 원조는 상·하원 결의로 승인된 것이다. 미국의 동맹국 우크라이나는 갑자기 적국 러시아의 탱크를 막을 미사일 구입 자금이 떨어졌다.
 
하버드 로스쿨의 저명한 헌법학자 로런스 트라이브 교수는 MSNBC에서 이번 사건은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방식으로 취임선서를 위반한 역사상 최초 사례라고 해설했다. 미국 헌법의 기초자들이 대통령 탄핵 사유로 상정한 바로 그 경우로 대통령이 헌법상 권한을 국가안보에 사용하지 않고 재선이나 재산증식 등 사적 목적에 사용한 전형적 사례라는 것이다.
 
정치적 역풍을 걱정하지 않느냐는 뉴요커지 기자의 질문에 펠로시는 이번 일은 자기들이 시작한 것이 아니라 트럼프가 가지고 온 일이고 정치적 성격의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
 
미국 최초 여성 하원의장 펠로시는 이탈리아계로 볼티모어 태생인데 동갑내기 사업가 폴 펠로시와 사이에 5명의 자녀와 9명의 손자를 두었다. 1940년생이다. 즉 지금 팔순을 한 해 앞둔 79세다. 외모나 에너지 모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보다 여섯 살 위다. 고령 때문에 대선주자는 아니다.
 
47세란 늦은 나이에 정계에 입문했다. 1987년 캘리포니아주에서 당선돼 처음 하원에 진출, 현재 17선 의원이다. 민주당의 차기 대선 선두주자들이 엘리자베스 워런, 버니 샌더스 같은 ‘좌경’ 인물들인 데서도 나타나듯 민주당 의원들의 진보성향이 강화되는 요즈음 펠로시는 중도에서 균형자 역할을 한다. 펠로시는 하원의원을 지낸 볼티모어시장의 딸이고 성공한 사업가와 결혼한 덕분에 부자다. 고급 저택과 나파밸리 와이너리 소유자다. 우리로 치면 ‘금수저 강남 좌파’라는 공화당의 조롱도 받는다.
 
미국에서는 하원 의장이 부통령 다음 대통령직 승계순위 3위기 때문에 펠로시는 미국 역사상 가장 높은 공직에 오른 여성으로 기록됐다. 뉴요커지는 펠로시를 “극도로 안정된 천재”(Extremely Stable Genius)라고 칭찬했다. 이 표현은 원래 트럼프가 자화자찬할 때 쓰는 말이다. 펠로시가 역사적인 순간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미국과 전세계에 행운일지 모두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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